[뉴스토마토 조승진 기자] 이태원 참사 유족이 서울시와 서울경찰청 등을 상대로 사건과 관련된 증거보전 신청에 대해 법원이 27개 중 14개에 대해 인용 결정을 내렸다. 참사 당일 경찰의 무전 기록과 핼러윈 대책 문건이 포함됐지만, 신청 증거 중 반이 거부되자 유족 측은 즉각 항고하겠다고 밝혔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56-5단독 송혜영 부장판사는 이태원 참사 희생자 유족이 국가 등을 상대로 낸 증거보전 신청을 지난 13일 일부 인용했다. 재판부는 증거보전 신청이 인용된 자료에 대해 서울경찰청 등에 7일 이내에 제출하라고 명령했다.
증거보전 제도는 본안소송 절차와 별도로 미리 증거조사를 해 그 결과를 확보해두는 절차다. 시간이 지날수록 증거 사용이 어려워질 우려가 있을 때 제기할 수 있다.
유족을 대리하는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10·29 참사' 진상규명 및 법률지원 태스크포스(TF)에 따르면 증거보전이 결정된 증거는 27개 중 14건이다. 보전이 결정된 증거는 참사 당일 경찰의 무전 기록, 핼러윈 데이를 앞두고 경찰이 작성한 관련 공문서, 서울시 재난통합상황실 근무일지 등이다.
보존이 거부된 자료는 서울시 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록, 서울시 자치경찰위원회 회의 자료, 참사 당일 서울경찰청 112치안종합상황실 내부 모습을 찍은 폐쇄회로(CC)TV 영상 등 13건이다. 이들 자료는 '부존재'를 이유로 보전 신청이 기각됐다.
민변은 보전 신청이 거부된 증거 중 서울시가 없다고 밝힌 2개 자료에 대해서는 항고할 예정이다. 해당 자료는 서울시 자치경찰위원회 회의 관련 자료와 서울시 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록 및 보고서다. 민변은 "(해당 자료가) 부존재하는 것으로 단정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
유족 측은 서울중앙지법 외에도 서울서부지법, 대전지법에 참사 현장 CCTV와 경찰 무전 기록 등을 증거로 보전해달라고 신청했다.
대전지법은 지난달 30일 행안부 중앙재난안정상황실의 근무일지, 상황보고서, 영상녹화물 등에 대한 증거보전 신청을 인용했다.
18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태원광장에 10.29 이태원참사 희생자 유가족이 직접 마련한 시민 합동분향소에서 추모객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뉴시스)
조승진 기자 chogiz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