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진 서울대학교 명예교수가 21일 토마토 ESG 포럼에서 '위험사회와 제2근대를 향한 생태-협치'를 주제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사진=뉴스토마토)
[뉴스토마토 최유라 기자] "우리나라는 빠른 경제 발전을 이뤘지만 코로나19 팬데믹, 기후위기, 금융위기 등을 겪으면서 위험사회에 직면했다. 우리가 제2근대를 향해 나아가고 있는 상황에서 기업의 ESG경영은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21일 한국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2022 토마토 ESG 포럼'에서 한상진 서울대학교 명예교수는 이같이 밝혔다.
이날 '위험 사회와 제2근대를 향한 ESG의 역할'이란 주제로 기조강연에 나선 한 교수는 근대성의 급진화로 과거 노사갈등, 산업재해, 사고, 재난 등의 산업사회에서 지금은 환경오염, 기후변화, 국제 금융위기, 팬데믹 등의 위험사회에 직면했다고 진단했다.
한 교수는 "우리 사회가 굉장히 고단위의, 압축적인 또는 복합적인 위험사회에 처해 있다는 사실은 새삼스럽게 얘기할 필요가 없다"며 "그런데 문제는 그 위험사회가 어떻게 생겼고, 또 '우리는 어느 방향으로 가고 있는가'라는 질문이 사회적으로 제기된다"고 설명했다.
한 교수는 "그간 앞만 보고 모든 역량과 자원을 총동원해 전력투구하고 그만큼 많은 성공을 이룬 대표적인 나라가 한국이다"라며 "그 성취 이면에는 삼풍 백화점 붕괴사고, 대구 지하철 참사, 금융위기 등 복합적인 위험이 생겼고 모두가 체감할 정도로 표면에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그는 "기업이 원했던 것은 아니지만 생태환경의 파괴, 사회관계의 파괴 등 성공 이면에는 다차원의 부산물이 누적됐다"며 "그간 사회에 전과시킨 부담을 기업 스스로 내부에서 다스리도록 노력하는 것이 제2근대의 기본 핵심이다"고 설명했다.
또 한 교수는 독일 정치 사회학자 막스 베버의 말을 인용해 "근대적 자본주의 기업경영은 목적과 수단의 가장 효율적 결합, 최대의 기업이윤 또는 주주이익 추구"라며 "장점은 관료제와 함께 세계를 지배하는 패권적 합리성의 정착이고, 단점은 파괴적 부산물을 외부에 전가하는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이제 우리가 이런 상황을 극복하고 지속가능한 발전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며 "이같은 고민은 그동안 우리가 양산한 파괴적인 환경과 사회를 극복할 수 있기에 굉장히 의미있는 변화다"고 덧붙였다.
최유라 기자 cyoora1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