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승진 기자] 소속 가수의 마약 수사를 무마하려 제보자를 협박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YG엔터테인먼트 양현석 전 총괄 프로듀서(대표)가 1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재판장 조병구)는 22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보복 협박 등 혐의로 기소된 양 전 대표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구체적·직접적 해악을 고지해 협박했다고 볼 증거가 부족하다”고 밝혔다.
또 재판부는 "수사 단계에서 경찰이 구체적이고 자극적인 피해 진술을 끌어내기 위해 검찰에서 암시를 줘서 (피해 진술을) 왜곡시킨 게 아닌지 매우 의심스럽다"라며 "사람의 기억이 점차 흐려지는 게 마땅한데, 피해자의 기억은 점점 더 상세해져서 진술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양현석이 피해자를 설득하거나 압박하는 언행은 한 것으로 보이고 이러한 행위는 형사적 사법행위의 기능을 침해하는 것으로 비난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보복협박이나 강요죄로 처벌하려면 피해자가 공포심으로 의사 표시 자유가 억압된 상태에서 진술 번복이 이루어져야 하는데 이와 관련한 증거가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선고 이후 양 전 대표는 취재진에게 "재판부 판결에 존경을 표한다. 본연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양 전 대표는 2016년 8월 마약 혐의로 체포된 가수 연습생 출신 A씨가 아이돌그룹 ‘아이콘’의 전 멤버 비아이(본명 김한빈)의 마약 구매 혐의를 진술하자 수사를 무마하려 A씨를 회유하고 협박한 혐의(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보복 협박)로 기소됐다.
A씨는 양 전 대표가 자신을 YG엔터테인먼트 사옥으로 불러 비아이에게 불리한 진술을 번복하라고 종용하면서 “너 하나 죽이는 건 일도 아니다”라고 말했다고 법정에서 진술했다. 반면 양 전 대표는 줄곧 자신의 혐의를 부인했다. 비아이는 지난해 5월 재판에 넘겨져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확정받았다.
양현석 전 YG엔터테인먼트 대표가 22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비아이 마약 무마 혐의'와 관련 1심 무죄 선고를 받고 나오고 있다. (사진=뉴시스)
조승진 기자 chogiz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