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코로나 치료제 개발 중단…"빠를수록 좋다고?"

동화약품·대웅제약 이어 GC녹십자웰빙도 중도 하차
"실패 아닌 중단"…"비용뿐 아니라 윤리 문제도 해소"

입력 : 2022-12-23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동지훈 기자] 국내 제약사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 개발 중도 하차가 이어지는 가운데 빠른 중단 결정이 오히려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인식이 힘을 얻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올 4분기에만 세 곳의 국내 제약사가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중단을 선언했다.
 
먼저 동화약품(000020)은 지난달 11일 분기보고서를 통해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하던 후보물질 'DW2008' 임상시험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DW2008은 동화약품이 천식 치료제로 개발하던 물질이다.
 
회사 측은 임상 중단 이유로 환자모집 과정에서의 어려움을 지목했다.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중등증 환자를 모집하기 어려워져 임상 개발 중단을 결정했다는 설명이다.
 
동화약품이 코로나19 치료제 임상 중단을 결정한 지 약 한 달 뒤인 지난 9일에는 대웅제약(069620)도 같은 소식을 전했다.
 
대웅제약은 경구용(먹는) 코로나19 항바이러스제 개발을 위해 췌장염 치료제 '호이스타정(DWJ1248)'과 정맥주사 항바이러스제 '렘데시비르'를 병용하는 임상 3상을 수행했다.
 
대웅제약은 백신 접종률이 높아지면서 중증 환자 발생률이 낮아졌고, 이에 따라 임상 결과 확보에 어려움이 있다고 판단해 임상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이번 결정으로 대웅제약은 DWJ1248의 코로나19 감염 예방 및 경증·중등증 환자 치료, 중증 환자 치료 목적 임상을 모두 끝마치게 됐다.
 
지난해 11월17일 충북 오송읍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전시된 국산 코로나19 치료제 후보물질들. 왼쪽부터 대웅제약 '호이스타정', 신풍제약 '피라맥스정', 종근당 '나파벨탄주'. 이 가운데 대웅제약과 종근당은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을 중단했다. (사진=동지훈 기자)
비슷한 시기 GC녹십자웰빙(234690) 역시 태반주사제 '라이넥주'의 코로나19 임상 2상에서 손을 뗐다.
 
라이넥주는 피하 또는 근육투여 방법으로 간기능 개선 치료에 사용 중인 태반주사제다. GC녹십자웰빙은 이번 임상에서 점적정맥투여 방법을 적용했다.
 
GC녹십자웰빙은 오미크론 등 변이 바이러스 확산에 따른 유행 양상 변화와 이에 따른 환자모집 난항으로 임상 중단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세 회사를 포함해 여러 기업이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을 멈추면서 남은 임상은 10건으로 줄었다. 종류별로 나누면 감염 체내 바이러스 복제를 막는 항바이러스제와 사이토카인 폭풍 등 면역체계 반응을 제어하는 면역조절제 임상이 각각 절반씩 차지한다.
 
일각에선 연이은 국산 코로나19 개발 실패에 역량 부족을 지적하기도 하지만, 오히려 가능성이 낮은 임상을 무리하게 진행하지 않은 점에 긍정적인 평가도 뒤따른다.
 
업계 한 관계자는 "임상을 진행할 때 내부는 물론 외부적인 요인에 의해 많은 변화가 올 수 있다"며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의 경우에선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하면서 기존 실험 결과가 달라질 수도, 환자 모집이 예상만큼 빠르게 진척을 보이지 않을 수도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면서 "이미 다른 치료옵션이 있는 데다 임상을 진행하기 어렵다는 판단이 들었다면 중단 결정은 빠를수록 좋다"고 덧붙였다.
 
묵현상 국가신약개발사업단장은 코로나19 치료제 개발과 관련, "(임상 중단은) 실패라고 하기보다 개발 중단이라고 봐야 한다"며 "(임상을 진행하면서) 노하우를 쌓고 무엇보다 과학적으로 애매하면 절대 임상을 진행해선 안 된다는 점을 배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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