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표진수 기자] 저렴한 연비에 인기를 끌었던 디젤차가 골칫거리로 전락하고 있다. 정부의 깐깐한 디젤차 규제 정책이 가장 큰 이유가 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6일 카이즈유데이터 연구소에 따르면 중고차 시장에서 재고차량이 가장 많은 차종은 디젤이다. 재고차량 중 디젤이 5만8000대, 가솔린 4만5000대, 하이브리드 4900대 순이다.
완성차업계에서는 디젤차 출시를 중단하는 수순을 밟고 있다. 디젤차 선택지가 현저하게 줄어 들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국내에서 판매 중인 디젤차는 86종에 불과하다. 트럭 등 상용차를 제외하면 65종으로 줄어든다. 스포츠유틸리티차(SUV)는 45종, 세단은 20종이다. 반면 가솔린 모델은 200종에 달한다.
디젤차의 총 등록대수는 지난해 처음으로 감소했다. 2018년 993만 대, 2019년 996만 대, 2020년 999만 대로 매년 소폭 늘었지만 2021년 987만 대로 줄었다.
서울 송파구 종합운동장 주차장에서 배출가스 저감장치 부착차량 무상점검이 진행되고 있다.(사진=뉴시스)
실제 국산차 브랜드에서는 모델 라인업에서 디젤 버전을 빼고 있다. 현재 판매되고 있는 국산 디젤차는
현대차(005380) 투싼·싼타페·팰리세이드,
기아(000270) 쏘렌토·스포티지·모하비, 제네시스 GV70·GV80, 르노코리아자동차 QM6, 쌍용차 렉스턴과 코란도 11종에 불과하다.
디젤차가 사라지고 있는 모습은 국산차 뿐만 아니라 수입차에서도 확연하게 찾아볼 수 있다. 디젤차 대표되던 폭스바겐도 디젤차를 빼고 가솔린차로 대체하고 있다. 현재 폭스바겐 브랜드에서는 총 7개 차종 중 골프 TDI와 티구안 TDI 모델을 남겨두고 모두 가솔린 모델로 대체됐다.
또한 최근에는 글로벌 완성차 업계에서 전동화 계획을 연이어 발표하고 있는 만큼 디젤차의 인기는 더욱 없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실제 소비자들 사이에서 디젤차의 인기가 사그라들고 있는 이유는 꺾일 줄 모르는 경윳값을 비롯해 정부의 깐깐한 디젤차 규제 때문으로 풀이된다.
환경부는 전국 17개 시도, 한국환경공단과 함께 내년 3월 말까지 전국 600여 곳에서 '제4차 미세먼지 계절관리제' 기간에 운행차 배출가스 집중 단속을 상시적으로 실시한다고 밝혔다.
이번 집중단속은 초미세먼지 배출 비중이 높은 디젤차량을 중심으로 이뤄지며, 시내버스, 시외버스 차고지, 학원가, 물류센터, 항만, 공항 등 차량 밀집 지역에서 수시로 점검한다. 차량을 공회전하는 행위도 병행해 단속한다.
실제 디젤차는 배기가스 기준을 맞추기 위해 SCR, EGR, DPF 등의 디젤 엔진 배기가스 저감장치를 규정에 맞게 의무적으로 교체해 줘야 한다. 또한 제조사 입장에서도 환경부담금이 발목을 잡는다.
이호근 대덕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정부에서 지속적으로 운행 제한이나 각종 환경 피해나 이런 부분들을 압박하고 있다"며 "결국 환경이 기본 원인은 되겠지만, 정부의 이러한 디젤차 규제 때문에 디젤차는 점점 줄어들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