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 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장윤서 기자] 민주당이 운명의 한 주를 맞았다. 특히 오는 28일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검찰 소환과 노웅래 의원의 체포동의안 표결을 앞둔 민주당 내부엔 전운이 감돌고 있다. 벼랑 끝에 내몰린 민주당은 이 대표의 불출석과 노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 부결을 내부 전략으로 삼았다. 민주당식 정면돌파를 택한 셈이다.
26일 정치권에 따르면 수원지검 성남지청 형사3부(부장검사 유민종)는 지난 21일 성남FC 후원금 의혹으로 이 대표에게 28일 출석해 조사를 받을 것을 통보했다. 침묵하던 이 대표는 이날 오후 "28일 검찰 출석이 어렵다"고 밝혔다. 앞서 이 대표는 이날 오전까지만 하더라도 ‘검찰의 소환 조사에 불응하는 것인가’, ‘서면조사로 응할 것인가’, ‘성남FC 후원금 의혹 수사가 정치탄압이라고 생각하나’ 등과 같은 기자들의 질문에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았다.
당은 공식적으로 사전에 잡힌 일정이 있어 검찰의 소환 요구에 응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안호영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당 최고위 일정이 28일에 이미 광주에서 정해져 있는 상황이라 출석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만 안 수석대변인은 “향후 검찰에서 출석과 관련해 협의 요청이 오면 그때 가서 판단하겠다”라고 여지를 남기기도 했다. 정치권에서는 이 대표가 검찰 소환조사보다 전남·광주 지역 순회를 선택한 것을 두고 결백을 호소하려는 대국민 여론전에 무게를 뒀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당내 비명(비이재명)계, 반명(반이재명)계 등을 중심으로 ‘방탄 정당’ 프레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연이어 터져나오고 있다. 비명계 한 의원은 "방탄 정국에 대한 부담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했다.
당내 반발이 이어지자 이 대표는 친문(친문재인)계와의 연합을 통해 당의 단일대오를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지도부는 내년 1월 초 부산·울산·경남에서 경청투어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 대표는 이 기간 경남 양산마을을 찾아 문재인 전 대통령과의 면담을 추진한다. 사법 리스크가 최고조에 달하자, '문심(문 대통령 의중) 끌어안기'에 나선 셈이다. 앞서 민주연구원에 ‘친문’ 정책통인 정태호 의원을 내정한 것 역시 친문계와의 통합의지를 드러낸 것이 아니냐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노웅래 체포동의안'도 이 대표 검찰 소환 날, 본회의에서 표결로 결정할 예정이다. 노 의원은 지난 2020년 2월부터 12월까지 사업가 박모씨로부터 각종 사업 편의, 공무원, 인사 알선, 선거비용 명복 등으로 총 6000만원을 수수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당초 민주당은 노 의원에 대해 개인이 저지른 비리라고 보는 시각이 강했다. 하지만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와 체포동의안 가능성 등 상황이 노 의원과 유사하게 흘러가면서 당 대응의 형평성 문제가 제기됐다. 그러자 민주당은 노 의원 체포동의안을 당론으로 결정하지 않고 개별 의원의 표결을 통해 결정하기로 했다. 당론으로 결정하지는 않았지만 당내에서는 노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 부결이 유력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장윤서 기자 lan486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