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증시 결산①)코스피 23% 급락…거래대금 42% 급감

70조 넘던 증시 대기자금 47조 수준까지 감소
9월 급락장서 반대매매 비중 15.8%…3년래 최대치 기록

입력 : 2022-12-29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최성남 기자] 2022년 국내 증시를 표현하는 두 글자는 '최악'으로 표현된다. 2021년 6월 역대 최고치인 3300선을 넘었던 코스피 지수는 이후 내리막을 타고 올해 9월에는 2100선 지지선마저 위태로운 모습을 보였다. 역대 최고치 기준 하락폭은 36%, 올 한해 기준으론 23% 넘게 빠졌다. 거래대금 역시 급감해 작년 평균과 비교해 42% 감소했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코스피 지수는 2998.32로 개장했다. 하지만 1월에만 10% 넘게 밀리면서 극도로 위축된 투자심리를 나타냈다. 올해 급락의 서막을 알린 미국 연방준비은행(Fed)의 테이퍼링 종료와 채권 매각을 통한 긴축까지 검토된다는 소식이 악재로 작용했다. 
 
1월 급락 이후 횡보세를 거듭하던 증시는 지난 2월 발발한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글로벌 공급망 이슈로 인해 지속적인 인플레이션 악화 원인으로 작용하기도 했다.
 
이로 인해 6월 들어 국내증시는 폭락하기 시작했다.  6월에만 13.15% 급락세를 보였다. 6월 급락의 주요 원인은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 우려가 글로벌 증시를 끌어내리는 가운데 국내증시가 유독 낙폭을 키운 것으로 풀이됐다.
 
이후 9월에 급락장은 반복됐다.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 충격파로 인한 인플레이션 우려가 극대화되면서 고금리와 고환율 상황이 펼쳐지면서 매크로 환경이 급격히 악화됐다. 이로 인한 증시 급락으로 개인 반매매매 물량 출회가 크게 늘어나고, 물량을 받아줄 외국인과 기관의 수급 공백 등으로 국내증시는 최악의 순간을 보냈다. 9월 한달 동안 미수금 대비 반대매매 비중은 15.8%(324억3400만원)로 최근 3년 기준 최대치를 기록했다.  9월 한달간 낙폭은 12.81%로 집계됐다. 특히 9월30일에는 2134.77(장중 기준)까지 밀리며 2100선을 위협받는 모습까지 나타났다. 
 
9월 최악의 순간 이후 10∼11월 두달간 달콤한 반등장을 보내던 코스피는 12월에는 7.77% 약세를 나타내며 상승분을 일부 되돌렸다. 28일 종가는 2280.45로 장을 마쳤다. 미국 연준의 매파적 발언에 경기 침체 우려가 겹치면서 산타랠리가 실종된 가운데 연말마다 반복되던 개인의 양도세 회피성 매물 폭탄이 2조5000억원 가량 쏟아졌다. 배당락일인 28일 개인이 1조원대 순매수를 집중했지만, 기관과 외국인이 순매도로 대응하며 증시 하락을 이끌었다.
 
증시 하락과 더불어 올 한해 전체 거래대금과 투자자 예탁금도 급감한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거래소 집계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일평균 거래대금은 작년 15조4242억원에서 올해 9조119억원으로 41.57% 급감했다. 코스닥의 경우에도 작년 11조8613억원에서 올해 6조9039억원으로 41.79% 감소하며 유가증권시장과 비슷한 감소폭을 나타냈다. 증시 대기자금인 투자자 예탁금은 올초 71조7327억원에서 지난 26일 기준 47조5426억원까지 내려가며 올 한해 동안 33.72% 줄었다. 투자자 예탁금은 증시 상승 시기에 증가하는 경향이 크다.
 
지수 밴드 속락과 거래대금 급감 등 최악의 한해를 보낸 2022년이지만 2023년 1월에는 부진한 흐름 속에서도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업종과 종목을 중심으로 대응에 나선다면 비관 보단 낙관적인 수익 창출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이경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27일까지 양도세 이슈, 금융투자의 배당차익거래, 숏커버의 연말 수급 이슈가 마무리됐다"면서 "다시 시장 본연의 생태계로 돌아가는 시기가 도래했다"고 평가했다. 이 연구원은 "기업 재무상태가 안정적이며 현금흐름과 실적 성장성이 좋고 저평가까지 부각되는 기업들이 그렇지 않은 기업을 잠식 및 포식하게 하는 것이 시장의 주된 역할"이라며 "상반기 중에는 연초에 이런 시장의 자정 작용이 큰 경향이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그는 "2023년 주도 세력은 기관과 외국인이 될 것"이라며 "기관 및 외인이 주도하는 장세는 기관 매수 종목들 혹은 저평가 종목에 관심이 높았다"고 분석했다. 때문에 경기 침체 우려 속에 하향 조정되고 있는 기업 순이익 전망과 별개로 희소한 실적 상향주에 대한 수급 쏠림이 예상된다는 게 이 연구원의 진단이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도 1월의 투자전략으로 "주식비중을 중립으로 제시한다"면서도 "경기와 실적 침체가 오긴 오는데 사실 이미 진행 중이었다고 보는게 맞으며, 따라서 막역한 비관론보다는 단기 소외업종 중심 (헬스케어·디스플레이 등)의 대응전략을 짜는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2023년 상승장을 기원하는 황소상 모습. 사진=한국거래소
 
최성남 기자 drks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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