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용윤신 기자]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28일 양곡관리법 개정안의 국회 본회의 부의 요구가 받아들여진 데 대해 "양곡관리법 개정안은 쌀 산업의 지속적인 유지 발전을 위해 그동안 추진했던 많은 노력들을 수포로 만들 것"이라며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정황근 장관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긴급 브리핑을 열고 "농식품부 장관으로서 남는 쌀을 의무 매입하는 양곡관리법 개정안은 쌀 공급 과잉과 불필요한 재정 부담을 심화시키고 쌀값을 오히려 하락시켜 농업인들께도 도움이 되지 않을 텐데 왜 법 개정을 강행하는지 안타까움을 느낀다"며 이 같이 밝혔다.
양곡관리법 개정안은 쌀 초과 생산량이 3% 이상이거나 가격이 5% 넘게 하락할 경우 초과 생산량을 정부가 의무적으로 사도록해 가격 하락을 방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더불어민주당은 쌀 값 폭락을 막고 농가 소득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도입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에 반해 정부와 여당은 막대한 재정 소요가 발생하는 데다, 효과성 마저 의문이라며 반대의사를 표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와 여당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는 이날 민주당 소속 의원과 무소속 의원의 찬성 속에 본회의 부의가 의결됐다. 이날부터 국회의장은 한 달 동안 양당 원내대표와 협의 시간을 갖게 된다. 1월 말 무렵까지 협의를 진행한 뒤에 2월 임시국회 때 표결 처리될 공산이 크다.
정황근 장관은 "농업계의 주요 단체들이 국회에서 양곡관리법 개정에 대해서 신중히 검토하고 재고해야 한다는 기자회견을 하고, 잇따라 반대 성명을 발표하는 등 신중론이 대두되고 있는 상황에서 의결이 이뤄져 아쉬움을 더한다"며 "남는 쌀에 대한 시장격리가 의무화되면 쌀 공급과잉 구조가 더욱 심화되고 쌀 값은 계속 하락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양곡관리법 개정 시 2030년에는 쌀이 60만톤 이상 초과 공급될 전망이다. 쌀 가격도 현재보다 8% 이상 낮은 17만원(80㎏ 기준) 초반에서 정체될 것으로 분석했다. 격리 의무화에 따른 재정부담은 연평균 1조원 이상이 소요될 전망이다.
정 장관은 "밀과 콩 같이 수입의존도가 높은 작물의 국내 생산을 확대해야 한다"며 "격리 의무화는 밀, 콩 등으로 생산 전환을 어렵게 해 자급률 향상에 걸림돌이 되고 식량안보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부연했다.
그는 "정부도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서는 쌀 산업이 든든하게 받쳐 줘야 한다는 점에 대해서는 전혀 이견이 없다"며 "쌀 산업과 농업 농촌의 발전을 위해 개정안에 대해 신중하고 합리적인 논의를 해주실 것을 다시 한번 요청한다"고 요청했다.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28일 양곡관리법 개정안의 국회 본회의 부의 요구가 받아들여진 데 대해 "양곡관리법 개정안은 쌀 산업의 지속적인 유지 발전을 위해 그동안 추진했던 많은 노력들을 수포로 만들 것"이라고 강한 반대 의사를 밝혔다. 사진은 쌀값 안정 대책을 촉구하는 농민들 모습. (사진=뉴시스)
세종=용윤신 기자 yony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