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회 중심경영 SK, '뚝심'과 다양성 조화

'원안과 다른 안건 통과' 1위…사외이사, 법정 최소 초과

입력 : 2022-12-29 오전 6:00:10
[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SK(034730)의 이사회 중심 경영이 정부 통계에 일정 부분 반영될 정도로 자리를 잡아가는 중이다. 이에 이사회 내지 사외이사의 독립성 및 의사결정 구조 다양성과 총수의 '뚝심'이 조화를 지속하는 방안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29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5월1일부터 지난 4월30일까지 이사회 안건 8027건 중 원안대로 통과되지 않은 경우는 55건에 불과하다. 비중으로는 0.69%다.
 
이 중에서 부결된 안건이 15건으로 전체 안건 중 0.19%, 부결되지는 않았지만 원안대로 통과되지 않은 건은 40건으로 0.50%를 차지했다.
 
전체 안건 대비 비중으로 보면 총수 없는 집단(1.36%)이 총수 있는 집단(0.63%) 보다 원안대로 통과하지 않은 안건의 비중이 0.73%P 높았다.
 
그나마 해당 통계에서는 SK의 사례가 눈에 띄는 편이었다. SK그룹에서 원안대로 통과되지 않은 안건은 22건으로 1위에 '랭크'돼 2위 태광그룹의 6건과 차이가 있었다.
 
 
부결의 경우에도 9건을 기록한 1위로 집계돼 2위 #교보생명보험 3건과 격차가 났다. 구체적으로는 SK하이닉스·SK네트웍스·SK바이오사이언스 각 2건, SK이노베이션·SKC·SK스퀘어 각 1건이었다.
 
사외이사의 숫자도 많은 편이다. 상장사에서 법정 최소 선임 기준을 넘은 사외이사 숫자가 9명으로 KT(030200) 11명에 이어 2위를 차지할 정도다. 전체 상장사 이사에서 사외이사가 차지하는 비중도 54.70%로 과반을 차지하고, 67개 기업 집단에서도 중상위권에 든다.
 
29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최근 1년간 SK그룹에서 원안대로 통과되지 않은 안건은 22건으로 기업집단 중 1위를 기록했다. (사진=SK)
 
이같은 이사회 강화 행보가 오너의 리더십과 조화하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제언이 전문가들에서 나오고 있다. 이같은 고민은 계열사에서 연 행사에서 논의되기도 했다.
 
지난 8월 SK이노베이션이 연 세미나에서 "오너의 일관된 리더십과 이사회 중심 체제가 어떻게 조화할 수 있느냐"는 <뉴스토마토> 질의에 전문가들은 "필요하고 새로운 시도인 것만은 분명하다"는 취지로 답변했다.
 
이지환 카이스트 경영공학부 교수는 "오너십과 사외이사는 공고한 분업 체제라고 생각한다"며 "오너십은 위험을 감수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위험 감수가 견제받지 않을 경우 개인 이해관계가 결부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소명감과 전문성 가진 사외이사들이 견제와 균형을 잘 이뤄준다고 하면 좋은 분업 체제로 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회사 차원에서도 이사회 전문성 강화에 돌입한 상태다. 지난 11월 SK그룹은 이사회의 전문성과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사외이사 후보군 구성 △이사회 업무 지원 포털 시스템 도입 △디렉터스 서밋 개최 정례화 등을 시행키로 했다.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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