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2023년 신년사를 발표하고 있다.(사진=신세계그룹)
[뉴스토마토 최유라 기자]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2일 2023년 신년사에서 “위험을 직시하고 준비된 역량으로 정면돌파 할 수 있는 위기 대응 능력이 곧 신세계의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정 부회장은 “위기의식은 다가오는 재난을 막아주는 고마운 레이더 같은 역할을 하고, 레이더가 정상적으로 작동할 때 위기를 포착하고 대응하는 데 빈틈이 없어질 것”이라며 “위기는 어떻게 대처 하느냐에 따라 오히려 기회가 되기도 한다”고 위기대응에 대한 관점 변화를 촉구했다.
정 부회장은 특히 고물가·고환율·고금리 3고 시대에 “고객과의 접점이 큰 리테일 비즈니스는 더 큰위기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며 “이럴 때일수록 다시 ‘기본’으로 돌아갈 것”을 주문했다.
그는 “수십 년 동안의 경험을 통해 ‘기본’의 핵심은 ‘고객’과 ‘상품’임을 잘 알고 있다”며 “고객과 상품에 광적으로 집중할 때 또 한번 지금의 위기를 돌파하고 더 큰 도약의 기회를 잡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 부회장은 “2022년 신세계그룹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또 한 발 앞으로 나아갔고
신세계(004170) 유니버스는 더욱 확장됐다”고 말한 뒤 “2023년에는 모든 관계사들의 브랜드 경쟁력을 강화하고, 신규 프로젝트를 본격적으로 진행하는 한편, 수익성이 담보된 사업구조를 만들어 내실을 다지는 데에 집중할 것”이라며 세 가지 당부사항을 전했다.
우선 “고객에게 광적으로 집중하라”. 이는 정 부회장이 2020년 신년사에서 처음 사용한 후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벌써 세 번째로 신년사에서 강조한 표현이다.
신세계그룹이 지난 몇 년간 AI와 같은 첨단 기술을 도입하는 등 ‘디지털 대전환’에 대규모 투자를 해온 것도 고객에게 집중해 더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 무엇을 더 좋아하는지, 어떤 것에 더 반응하는지 꼼꼼히 알기 위해서다.
정 부회장은“고객에게 광적으로 집중해야 기존 사업의 경험과 가치를 강화하고 미래 신사업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으며, 고객으로부터 지지를 받아 신세계 유니버스를 더 넓게, 더 빠르게 확장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 부회장은 고객과 대화를 할 때 가장 기본적이고 필수적인 소재가 바로 ‘상품과 서비스’라고 밝혔다. 그는 “백화점은 높은 수준의 안목과 가치를 담은 브랜드로,
이마트(139480)는 좋은 품질과 낮은 가격의 상품으로 고객에게 풍요로운 일상을 선사해야 하며, 조선호텔은 품격 있는 서비스를, 스타필드는 끊임없는 즐길 거리를 선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정 부회장은 “고객이 열광할 수 있는 신세계 유니버스만의 상품과 서비스를 만들고, 고객이 새로운 상품, 새로운 서비스와 대화하길 기다리게 만드는 경쟁력을 갖춰 달라”고 각별히 당부했다.
정 부회장은 “불이 나면 누가 불을 냈냐, 누구의 책임이냐 등의 얘기를 하기 보다 먼저 불을 끄는 게 우선”이라며 “발생한 위기를 진정성 있게 돌아보고 다시는 반복되지 않도록 대응 방식도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올해 신년사에서는 지난해 여름 발생한 스타벅스 서머캐리백 리콜사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스타벅스가 작년에 위기를 극복할 여러번의 기회를 놓치고 결국 23년간 쌓아온 브랜드 이미지와 고객의 신뢰가 훼손됐다”며 “절대 스타벅스만의 일이 아니고, 바로 오늘 우리의 사업자 어디서든지 다시 일어날 수 있다”고 진정성 있는 위기대응을 당부했다.
그는 “부정적으로 들릴 수 있는 단어인 ‘위기의식'이 오히려 다가오는 재난을 막아주는 고마운 레이더 같은 역할을 하고, 위기는 어떻게 대처 하느냐에 따라 오히려 기회가 되기도 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정 부회장은 “기본과 본질에 충실할 때 위험과 위기는 도약을 위한 자산이 될 것”이라고, 재차 ‘기본’을 강조하는 메시지를 남기며 신년사를 마무리했다.
최유라 기자 cyoora1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