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은 지금 '대중교통전용지구' 실험 중

대구 중앙로, 대중교통이용객·보행자 증가
수원시, 수원 중심 도로 대중교통전용지구로 전환 계획

입력 : 2023-01-04 오후 3:39:18
[뉴스토마토 박한솔 기자] 대중교통전용지구가 수원시 등 수도권에 추진되는 가운데 서울시는 연세로 대중교통전용지구가 상권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이유로 4일부터 일반 차량 통행을 허가하기로 결정했다.
 
2009년 대구에서 처음 시행된 대중교통전용지구는 여전히 시행 찬반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교통환경과 경제 등을 이유로 추진하는 대중교통전용지구가 시행착오 끝에 도심에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대중교통전용지구는 대중교통과 보행자만 다닐 수 있도록 조성한 교통시설로 자가용의 통행은 24시간 차단되고, 시내버스와 긴급자동차, 자전거, 택시(통행허용시간) 등만 통행할 수 있다. 제한속도 역시 30km/h로 보행자의 안전도 지킬 수 있다.
 
2009년 12월 대구시는 국내 최초로 대중교통전용지구를 도입했다. 대구역 사거리부터 반월당 사거리 사이 1km가 바로 '대구 중앙로 대중교통전용지구'다. 과거 불법 주차와 통행하는 차량, 시민들로 가득해 정신없던  중앙로는 대중교통전용지구 지정 이후 교통 흐름이 원활해 졌다. 실제로 대중교통 이용객은 33% 증가했고, 보행자는 18% 늘었다.
 
그러나 10년 넘게 운영 중인 대중교통전용구간에 대한 비판도 여전히 존재한다. 일부 상인들은 이로 인해 시민들의 접근성이 떨어져 매출이 줄었음을 호소하고 있고, 최근 들어 오토바이나 전동킥보드 같은 개인 이동수단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늘어나 되려 보행자들의 안전을 해치고 있다는 주장이다.
 
대구시의 교통 개선에 따라 부산시도 이를 벤치마킹해 동천로 일대 0.7km구간에 대중교통전용구간을 운영키로 결정했다. 부산 도시철도 2호선과 서면역, 전표역 구간은 오전 7시~9시, 오후 5시~7시30분까지 승용차 통행이 금지된다.
 
당시 서면·전표 특화거리 상인들은 대중교통전용지구 지정에 따라 관광객들의 접근성이 떨어질 수 있다며, 상권이 위축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표했다. 그러나 부산시는 오히려 대중교통전용구간 운영에 따라 보행인구가 확대돼 부산 도심 문화거리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으로 봤다. 그럼에도 상인들의 우려를 해소하고자 전면 시행 보다 정해진 시간 외에는 일반차량도 통행할 수 있도록 개선했다.
 
경기도 수원시는 원도심의 교통수요관리 대책에 따라 트램 도입과 함께 대중교통전용지구 조성을 추진 중이다. 이는 도시교통의 흐름을 대중교통과 보행, 자전거 중심으로 바꾸는 작업의 일환으로, 수원시의 가장 중심 도로인 수원역~장안문 구간이 대중교통전용지구로 전환될 전망이다.
 
수원시는 수원역~팔달문~KT위즈파크~장안구청~북수원복합환승센터에 이르는 6.5km 구간에 트램을 설치하고, 이에 따라 수원역~교동사거리~중동사거리~장안문까지 3.4km 구간을 대중교통전용지구로 조성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시는 이를 통해 교통난 해소와 환경 개선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수원시 관계자는 "대중교통전용지구 사업은 연차별로 진행이 될 텐데 트램사업과 발맞춰 진행될 것 같다. 트램 사업은 철도 사업으로 호흡이 길고, 그 긴 호흡 안에 대중교통전용지구사업이 포함돼 있다고 보면 된다"며 "수원시의 경우 외곽에 있는 도로가 아니라 수원의 가장 중심부에 있는 가장 복잡한 도로다 보니 여러 가지 준비작업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서울시가 오는 20일 자정부터 9월 말까지 연세로 대중교통전용지구 운용을 일시 정지한다고 4일 밝혔다. 이번 일시 정지 조치로 그간 금지된 승용차와 택시 등 모든 차량의 통행이 가능해진다. 4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로의 모습.(사진=뉴시스)
 
수원=박한솔 기자 hs6966@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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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한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