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범종 기자]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지난해 일몰된 30인 미만 사업장 8시간 추가연장근로제 재입법화와 노사 합의에 따른 근로시간 유연화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이 장관은 9일 국회에서 열린 ‘근로시간제도 왜 어떻게 바뀌어야하나’ 토론회에서 “중소기업은 대부분 위탁 받아 생산하는 수탁사”라며 “일을 많이 해야 하는 시기와 적게 해야 할 시기가 오로지 중소기업에 물량을 주시는 분들에 의해 결정된다”고 말했다.
이어 “일몰된 제도를 입법화해 연장해야 한다”며 “이번에 개편되는 근로기준법에는 반드시 근로자분들의 인권, 좋은 환경에서 근무할 수 있는 권리가 보장된다는 전제 하에 기업인과 근로자가 합의하면 법의 테두리 내에서 유연하게 일할 수 있는 제도가 관철돼야 한다”고 했다.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9일 국회에서 열린 ‘근로시간제도 왜 어떻게 바뀌어야하나’ 토론회에서 지난해 일몰된 8시간 추가연장근로제 입법화 등에 힘쓰겠다는 취지로 발언하고 있다. (사진=이범종 기자)
토론회 직후에는 “앞으로 국회, 고용노동부와 함께 우리의 이야기를 끝까지 전달할 필요가 있다”며 “작게는 일몰된 제도를 입법화해서 연장하는 것이고 크게는 70년만에 처음 근로기준법이 대대적인 개정을 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내용이 얼마나 포함되느냐는 단지 우리 기업의 문제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문제가 될 수 있다”며 “정말 나라를 생각한다면 내년 총선까지 기다릴 것이 아니라, 할 수 있는 한 그 방향성과 내용을 담아 변화를 만들어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했다.
또 “중소벤처기업부에서 큰 생각으로 긴 호흡으로 나아가겠다”고 덧붙였다.
중소기업중앙회와 국민의힘 한무경 의원이 공동 개최한 이날 토론회에서는 중소기업인들의 성토가 쏟아졌다.
황인환 중소기업중앙회 부회장(정일현대자동차정비공업 대표)은 “인력이 없어 차를 고칠 수가 없다”며 “병원은 의사가 진료를 잘못하면 한 사람이 피해를 입을 수 있지만 자동차는 정비를 잘못하면 수십 명 또는 재산에 대한 부분을 엄청나게 손해 볼 수 있다“고 한숨을 쉬었다.
구경주 이플러스마트 대표도 “몸으로 현장에서 서비스 하는 직종이다 보니 전혀 인력이 수급되고 있지 않다”며 “근로자 대표가 ‘근로시간을 보장하고 임금도 동결해달라, 우리는 법적 조치를 취하지 않겠다’는 서명을 받아 사무실로 왔다“고 말했다.
이어 이 장관을 향해 “저와 직원들은 공조했기 때문에 범법자입니까”라며 “직업 선택의 자유를 주었다면 그 안에서 근로시간 선택의 자유를 준 것”이라고 덧붙였다.
토론회는 이상희 한국공학대학 교수와 이승길 아주대 교수의 발표와 토론으로 이어졌다. 이상희 교수는 “우리나라는 일본·프랑스 등보다 근로시간 단축이 지나치게 급격하게 이뤄졌다”며 “부담능력이 적은 국내 소기업 현실을 고려해 추가연장 필요성이 일부라도 인정되면 연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승길 교수는 “근로자 건강권을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일의 특성을 고려하거나 단체협약으로 휴식시간의 예외를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기중앙회는 이번 토론회 내용을 바탕으로 중소벤처기업계 근로시간 제도 개선 요구사항을 정부와 국회에 전달할 예정이다.
이범종 기자 smil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