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기 신부전 환자 7천명, 신장이식으로 새 삶

서울아산병원, 국내 첫 신장이식 7천례 달성

입력 : 2023-01-11 오전 6:00:00
서울아산병원 신장이식팀이 지난해 12월14일 말기 신부전 환자에게 생체 신장이식을 시행하는 모습. 왼쪽 첫 번째가 집도의인 김영훈 교수. (사진=서울아산병원)
[뉴스토마토 동지훈 기자] 신장이식은 신장 기능이 망가져 평생 투석치료를 받아야 하는 말기 신부전 환자들에게 유일한 치료법이죠. 서울아산병원은 지금까지 7000번에 달하는 신장이식을 시행했습니다.
 
서울아산병원 장기이식센터 신장이식팀은 최근 만성 콩팥병 5기로 투병 중인 김모씨(여, 45세)에게 남편의 신장을 성공적으로 이식하며 국내 처음으로 신장이식 7000례를 달성했습니다.
 
신장이식을 받은 김씨는 순조로운 회복세를 보이며 무사히 퇴원해 가족과 함께 새해 아침을 맞았다고 합니다.

서울아산병원, 국내 신장이식 5건 중 1건 도맡아
 
서울아산병원의 신장이식은 1990년 시작됐습니다. 당시 서울아산병원은 뇌사자 신장이식으로 시작해 지금까지 생체 신장이식 5460건, 뇌사자 신장이식 1540건을 실시했다네요. 2019년부터는 연간 신장이식 건수가 400례를 넘으며 국내 신장이식 5건 중 1건을 도맡고 있습니다.
 
특히 서울아산병원은 거부반응 발생 가능성이 높은 고위험군 환자들 신장이식도 성공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서울아산병원 얘기를 들어보면 2009년 혈액형 부적합 신장이식에 처음 성공한 후 국내 최다인 986건을 진행했고, 교차반응 양성인 신장이식은 2009년 이후로 353건을 실시했습니다.
 
기증자와 수혜자의 혈액형이 부적합한 경우나 기증자와 수혜자 간 조직적합성을 파악하기 위해 시행하는 교차반응 검사 결과가 양성인 경우에는 이식된 장기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거부반응이 발생하기 쉬워다.
 
서울아산병원은 이 같은 고위험군 환자들을 포함했음에도 이식신(이식된 신장) 생존율이 98.5%(1년), 90%(5년), 77.1%(10년)로 미국 장기이식관리센터(UNOS)의 이식신 생존율 99.9%(1년), 85.4%(5년)와 같은 수준을 유지합니다. 이식신 생존율은 이식 후 신장이 정상적으로 기능해 투석이나 재이식이 필요하지 않은 환자의 비율이라고 이해하면 됩니다.
 
혈액형 부적합 이식신의 1년, 5년 생존율은 각각 97.4%, 92.3%로 혈액형 적합 이식신의 생존율과 큰 차이가 없었습니다. 교차반응 양성인 신장이식 역시 기증자의 신장에서 문제가 되는 항체를 효과적으로 제거(탈감작)한 후 안전하게 진행하기 때문에 1년, 5년 이식신 생존율이 97.1%, 93.7%로 적합 신장이식과 비등했죠. 탈감작은 이식 수술 전 기증자에게 문제가 되는 항체를 혈장교환술과 면역억제제 주입 등을 통해 적절히 제거해 교차반응 양성을 음성으로 만드는 치료법을 뜻합니다.
 
신장이식을 받은 7000명의 환자 가운데 수술 후 합병증으로 신장 기능이 소실된 비율은 1% 미만에 불과했습니다.
 
로봇 신장이식, 개복 수술 못지않게 우수 
 
서울아산병원 신장이식팀은 또 국내 최초로 로봇 신장이식 100례를 달성하기도 했죠. 로봇 신장이식을 시행한 지 2년3개월 만에 이룬 성과라고 합니다.
 
신장이식은 정교한 미세문합 기술이 필요한 고난도 수술로, 로봇을 이용하면 최대 10배의 시야를 확보할 수 있고 로봇 기구의 자유로운 관절 운동을 통해 정밀한 수술이 가능해요. 개복 신장이식에서는 약 20㎝의 절개창이 필요하다면 로봇 신장이식에서는 신장이 들어갈 수 있는 6㎝가량의 절개창과 배꼽 주변 1㎝ 안팎의 구멍 3개만 있으면 돼요. 절개창이 작아 수술 부위 감염이나 탈장 위험이 적고 회복도 빠른 편이죠.
 
서울아산병원 신장이식팀은 로봇 신장이식 100례와 같은 기간 시행한 개복 신장이식 690례를 비교분석한 결과, 신장 기능과 거부반응 발생 측면에서 두 수술이 비슷한 임상결과를 보여 로봇 수술이 개복 수술 못지않게 우수한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김영훈 서울아산병원 신·췌장이식외과 교수는 "국내에서 가장 많은 신장이식을 시행하고 높은 수술 성공률을 이룰 수 있던 배경에는 서울아산병원만의 체계적인 다학제 시스템이 자리해 있다"면서 "수술 전후로 예상되는 거부반응을 줄이기 위해 신·췌장이식외과, 신장내과, 감염내과, 진단검사의학과, 수술실, 중환자실, 병동, 장기이식센터 등 모든 의료진이 협진해서 환자를 치료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최근 당뇨나 고혈압 등이 원인이 돼 신장이식을 받는 환자가 꾸준히 늘고 있다"면서 "만성질환을 조기에 관리하는 게 가장 중요하며, 이미 말기 신부전으로 진행돼 투석이 필요한 상황이라면 가능한 빨리 신장이식을 받는 것이 좋다"고도 덧붙였습니다.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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