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장 투석치료, 짧을수록 이식 후 생존율 높아

19개월 미만 생존율 99%…거부반응도 16.8% 미만

입력 : 2018-02-06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말기 신부전증 환자들의 투석치료 기간이 짧을수록 신장이식 후 생존할 가능성이 높고, 거부 반응도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6일 서울아산병원 장기이식센터 신장이식팀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신장이식 수술을 받은 환자들 중 19개월 미만 투석치료를 받은 환자들의 장기 생존율이 19개월 이상 투석 환자들보다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서울아산병원 장기이식센터 신장이식팀은 지난달 국내 처음으로 5000번째 신장이식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친 바 있다.
 
당뇨나 고혈압에 의한 합병증으로 신장이 망가지면 말기 신부전으로 이어져 일주일에 몇 차례씩이나 병원을 찾아 투석 치료를 받아야 한다. 하지만 투석을 멈추고 완치를 위해서는 결국 신장이식 수술을 받는 방법 밖에 없다.
 
신장이식팀이 지난 2005년부터 2016년 9월까지 생체 기증자의 신장을 이식 받은 환자 2898명의 장기 생존율을 분석한 결과, 투석 전 신장 이식을 받았거나 투석 기간이 19개월 미만인 환자들의 이식 후 생존율은 각각 99.3%와 99%이었다. 19개월 이상 투석치료를 받은 환자들의 생존율 97.2% 보다 약 2% 높은 수준이다. 
 
신장이식 수술 후 발생되는 거부반응도 투석 전 신장이식을 받거나 투석치료 기간이 19개월 미만인 환자들의 발생률이 각각 17.1%와 16.8%로 장기간 투석 환자들의 거부반응 발생률 22.8%에 비해 낮았다.
 
서울아산병원 신장이식팀은 최근 말기 신부전 환자들이 삶의 질을 고려해서 투석치료 전에 신장이식을 선택하는 비율이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식 수술을 시행한 초기인 1999~2000년까지는 투석 전 신장이식 수술을 받는 환자가 전체의 12.3%에 불과했다. 하지만 2011년에서 올해 1월까지는 16.1%로 늘며 수술을 받는 환자가 증가했다.
 
또 신장이식을 받은 환자 5000명의 원인질환으로는 국내 대표 만성질환인 당뇨와 고혈압에 의한 합병증으로 신장이 망가져 수술을 받는 환자가 크게 늘어났다. 지난 1990년부터 2010년 사이 신장이식 수술을 받은 환자 중 당뇨와 고혈압 환자는 11%, 4%에 불과했지만, 2011년부터 현재까지는 당뇨 환자 25%, 고혈압 환자 14%로 각각 2배 이상 늘었다.
 
지난 1995년 이후 꾸준한 증가세를 보인 만성질환 환자군은 2010년 이후 신장이식의 가장 주된 원인 질환군으로 자리 잡았다. 신장이식을 받은 환자 2명 중 1명은 당뇨나 고혈압을 가진 만성질환자인 것으로 확인됐다.
 
당뇨는 혈당이 지속적으로 올라가면서 몸 속 곳곳의 혈관 손상을 초래한다. 이는 신장에도 영향을 미치는데 혈액과 노폐물을 걸러내는 신장 혈관꽈리(사구체)의 여과 기능을 저하시켜 장기적으로 신장 기능을 잃게 된다.
 
고혈압 역시 신장 사구체 내의 압력을 증가시켜 장기적으로 신장 기능을 서서히 감소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뇨와 고혈압으로 인해 신장 기능이 10%까지 감소된 상태가 지속되면 말기신부전증을 앓게 되고 결국 망가진 신장을 대체할 투석이나 신장이식 수술을 피할 수 없다.
 
한덕종 서울아산병원 신·췌장이식외과 교수는 "매년 5000~6000명 정도의 당뇨나 고혈압 환자가 신장이 망가지는 신부전증을 앓고 있어 신장이식을 받아야 하는 환자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며 "만성질환의 조기 관리로 신장 합병증을 예방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고, 만약 투석을 받고 있는 상황에 적합한 기증자만 있다면 장기간 투석을 받는 것 보다 조기에 신장이식 수술을 받는 것이 이식 후 생존율과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말기 신부전증 환자들의 투석치료 기간이 짧을수록 신장이식 후 생존할 가능성이 높고, 거부 반응도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밀양시내 한 병원의 혈액투석기. 사진=뉴시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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