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용윤신 기자] 지난해 사고재해로 사망한 노동자가 전년비 44명 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코로나19 회복세로 공장가동률이 올랐음에도 산업재해가 줄어든 것은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영향이라는 분석입니다.
고용노동부는 지난해 1월 27일부터 12월 31일까지 중대재해로 인한 사고 사망자가 596명 발생했다고 19일 밝혔습니다. 전년 동기(640명) 대비 44명(6.9%) 줄어들었습니다. 사고수는 56건(9.0%) 줄어든 568건입니다.
중대법이 적용되지 않는 50인 미만 사망자는 365명으로 전년(408명) 대비 43명(10.5%) 줄었습니다. 사고건수도 47건(11.6%) 줄어든 405건을 기록했습니다. 전체 사망사고의 61.2%입니다.
반면 중대법이 적용되는 50인 이상 사업장 사망자는 1명(0.4%) 줄어든 231명입니다. 사고건수는 9건(4.1%) 줄어든 210건을 기록했습니다.
50인 이상 사업장의 사망자가 전년가 유사한 수준을 유지한 데는 대형사고 증가가 영향을 미쳤습니다.
최태호 고용부 산재예방감독정책관은 "대형사고가 작년같은 경우 예년보다 많이 일어난 것도 영향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중대법 시행 직전인 1월 11일 발생한 광주 주상복합 붕괴사고에서 6명이 사망했고, 같은 달 29일에는 양주 채석장 붕괴사고로 3명이 사망했습니다.
10월 21일 안성 물류창고 붕괴사고로 3명이 사망하는 등 총 13건에 달합니다.
고용부는 중대법 시행 이후 12월 31까지 총 229건의 중대법 적용대상 중대산업재해가 발생했고 이 중 52건(22.7%)의 사건을 처리했다고 밝혔습니다.
사망 32건, 직업성 질병 2건 등 34건의 사건은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고 이중 절반은 300인 미만 기업, 120억원 미만의 건설현장 사건이었습니다.
일각에서는 중대법 실효성에 의문을 표하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50인 미만 사업장의 사망자 감소에도 중대법의 영향이 있었다고 설명합니다.
강태선 서울사이버대 안전관리학 교수는 "SPC 사망사고는 결국 중대법 때문에 언론에서 더 많이 부각됐는데 SPC 사망과 관련한 혼합기와 배합기는 사실 중소사업장에서 더 많이 쓰고 있는 것이 있다"며 "중대재해법 적용은 50인 이상이 되지만 사회적인 영향은 50인 미만에서 주고 있는 것"이라고 부연했습니다.
지난해 경기회복으로 공장 가동률이 올랐다는 점을 고려하면 산재 사망이 정체한 것이 성과라는 의견도 나옵니다.
강태선 교수는 "사실 경기 회복으로 공장 가동률이 올라가면서 산재가 증가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 걱정했지만 증가하지 않는 것만 해도 놀라운 효과가 있었던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내년부터 5인 이상 전 사업장으로 중대법이 확대되는 것과 관련해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옵니다.
강 교수는 "50인 미만 사업장의 경우 안전보건관리책임자와 경영책임자가 일치하므로 책임의 소재는 같은데 그 무게가 더 커지는 것이다. 이에 비해 인력과 예산이 상대적으로 부족하므로 이를 고려해 올 1년 관계 당국은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를 해야 할 것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정부는 중대재해법 처벌 요건을 명확히하고 반복적으로 다수의 사망자를 내는 사업장에 대해 형사처벌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입니다.
내년부터 법 적용이 확대되는 5인 이상 50인 미만 사업장에 대한 대책마련도 논의할 예정입니다.
고용노동부는 지난해 1월 27일부터 12월 31일까지 중대재해로 인한 사고 사망자가 596명 발생했다고 밝혔습니다. 사진은 광주 화정 아이파크 붕괴 현장. (사진=뉴시스)
세종=용윤신 기자 yony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