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26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법무부, 공정거래위원회, 법제처 업무보고에 입장하고 있다. 왼쪽부터 한덕수 국무총리, 윤 대통령, 한동훈 법무부 장관.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장윤서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아랍에미리트(UAE)의 적=이란’ 발언을 두고 이란의 반발이 이어지자, 외교·국방 당국은 수습에 전념하는 모양새입니다.
이도훈 외교부 2차관은 26일 오전 SBS라디오 ‘김태현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란의 반발에 대한 해법에 대해 “별로 곤란한 것은 없다”며 “필요하다면 소통을 더 해 나갈 생각”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차관은 “(윤 대통령의 발언은) UAE 현지의 엄중한 안보 상황을 잘 직시하면서 근무하라는 뜻으로 말씀하신 것이고, 그런 뜻은 이란도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또 “기본적인 취지가 엄중한 안보상황에 대한 이야기였기 때문에 오해를 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국방부도 윤 대통령의 발언 취지를 재차 설명하며 진화에 나선 모습입니다. 이종섭 국방부 장관도 이날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국군 통수권자 입장에서 현지에서 임무를 수행하는 장병들에게 현지의 엄중한 안보상황에 대해 이야기를 한 것으로 알고, 현지 장병들도그렇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논란이 계속 이어지는 것에 대해 “국익 차원에서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이 장관은 또 “최근 (윤 대통령 발언 관련) 논란이 안타깝다”고도 덧붙이는 모습도 보였습니다.
한편, 윤 대통령은 지난 15일 UAE 방문 당시 우리 군 UAE 군사훈련 협력단 ‘아크부대’ 장병들을 만난 자리에서 “우리가 형제 국가 UAE의 안보는 바로 우리 안보”라며 “UAE의 적은, 가장 위협적인 국가는 이란이고 우리 적은 북한이다. 우리와 UAE가 매우 유사한 입장에 있다”고 말해 이란의 반발을 샀습니다.
이란의 반발에 윤석열정부는 “윤 대통령의 발언은 장병 격려 차원이었고, 한·이란 관계와는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으나 이란 측은 지난 18일 윤강현 주이란대사를 초치하는 등 항의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에 윤석열정부도 지난 19일 사이드 바담치 사베스타리 주한이란대사를 초치하는 등 양국 간의 갈등 양상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장윤서 기자 lan486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