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승재 기자] 국제해사기구(IMO)와 유럽연합(EU)을 중심으로 해양 환경 규제가 강화되면서 글로벌 해운·조선 업계가 '탈탄소'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해운사들은 친환경 선박 교체와 선박 운항 효율화에 집중하고 있고 조선사들은 장기적 목표인 수소·암모니아를 활용한 차세대 연료 개발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26일 해운·조선 업계에 따르면 IMO는 올해부터 선박의 탄소배출량을 규제하는 선박에너지효율지수(EEXI)와 탄소집약도지수(CII)를 도입했습니다. 한 마디로 탄소배출량이 많은 선박을 제한하겠다는 소리입니다.
EEXI와 CII는 매년 탄소감축률에 따라 규제 기준이 상향될 예정입니다. IMO 해양환경보호위원회는 지난해 12월 해양 환경 규제와 관련해 기존 2050년까지 '온실가스 50% 감축'이던 기존 목표를 '탄소중립'으로 높이면서 탈탄소 체제 수순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EU 역시 올해부터 해운산업을 탄소배출권거래제 적용 대상에 포함시키면서 5000톤(t) 이상 선박에 대한 온실가스 초과 배출량 규제도 강화될 계획입니다.
이에 글로벌 해운사들은 친환경 선박 전환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덴마크 해운업체 머스크는 지난해 10월 한국조선해양에 1만7000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대) 규모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선 6척을 발주했습니다. 선박은 울산 현대중공업에서 건조돼 오는 2025년 머스크에 차례대로 인도될 예정입니다. 머스크가 앞서 발주한 물량(12척)까지 합하면 총 19척입니다.
중국 해운업체 코스코는 지난해 하반기 계열사를 통해 메탄올 추진선 12척을 이미 발주한 상태입니다. 총 계약 금액은 28억7000만달러(3조 8501억여원)로 오는 2026년부터 차례대로 인도될 예정입니다. 프랑스 해운사 CMA CGM 역시 1만5000TEU 메탄올 추진선 6척(1척당 약 2500억원)을 발주해 뒀습니다.
국내 해운사도 여념이 없습니다.
HMM(011200)은 오는 2025년까지 전체 선박 중 액화천연가스(LNG) 추진선, 스크러버(배기가스 정화 장치) 탑재선 등 친환경 선박의 비율을 80%까지 채울 계획입니다. HMM은 '2050년 탄소 중립'을 위해 2030년에는 예상 온실가스 배출량 대비 21.5% 감축할 목적입니다.
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운항 효율화 방안도 활용되고 있습니다. 선박의 운항 속도를 줄이면 연료 소모량이 적어 온실가스 배출량이 줄어듭니다. 예컨대 운항속도가 5% 느려지면 연료소모량도 12% 감소하게 됩니다.
아울러 항만별 화물 처리 능력과 선박종합상황실 등을 활용한 빅데이터를 축적해 운영효율을 개선 작업도 추진 중입니다. 선박의 운항·대기 시간을 줄이며 유류 사용도 효율적으로 최적화하는 식인데 탄소 배출량 감축 효과까지 있어 세마리 토끼를 잡는 셈입니다.
부산 남구 신선대 부두에 컨테이너선이 입항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이승재 기자 tmdwo3285@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