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광석 값 또 급등…조선업계, 인력난 이어 '이중고'

톤당 120달러 6개월만에 다시 돌파
철강업계, 후판 가격 상승 불가피

입력 : 2023-01-17 오후 4:53:40
[뉴스토마토 이승재 기자] 올해 철광석 가격이 톤(t)당 120달러를 넘는 강세로 전환된 가운데, 고가 추세가 지속될 경우 조선업계와 철강업계의 올해 상반기 조선용 후판 가격 협상에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됩니다. 역대급 수주로 인력난을 겪고 있는 조선 업계에는 철광석 가격 상승이 추가 부담으로 작용될 것이란 관측입니다. 
 
17일 산업통산자원부에 따르면 철광석 가격은 지난 13일 기준 t당 127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전날 120.75달러로 소폭 하락했으나, 지난해 6월28일 이후 6개월 만에 가격은 급등한 수준입니다. 철광석 가격은 지난해 하반기 동안 t당 80~90달러 정도 안정세를 지속했습니다. 이후 지난해 10월31일 기준 t당 79.5달러까지 감소하는 모습을 보인 뒤, 우상향하며 결국 120달러를 넘어섰습니다.
 
철강업계에서 철광석은 쇳물을 생산하는 주 원료로 쓰이는 만큼, 철강재 제품 가격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치는데요. 철광석 가격 상승은 봉강, 강판 등 철강 제품들의 가격 인상으로도 풀이할 수 있습니다. 그만큼 원자재 가격 상승은 철강업계와 조선용 후판을 납품받는 조선업계에는 부담 요소로 작용하게 됩니다.
 
따라서 이같이 높은 철광석 가격 수준이 앞으로 유지될 경우 국내 철강사들과 조선사들의 올해 상반기 후판 가격 협상에도 큰 영향을 줄 전망입니다. 후판은 보통 선박 건조 원가에서 20%를 차지하며 실적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 철강사들은 지난해 하반기 한국조선해양·대우조선해양·삼성중공업 등 조선 3사와 후판 가격 협상을 진행했습니다. 협상 가격은 t당 110만원으로, 상반기 120만원 대비 8.3% 하락한 수준입니다.
 
조선 3사는 지난해 역대 최고 수준의 수주 실적을 내며 올해부터 본격적인 호실적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에 따른 인력난에 봉착했고, 원자재 값 상승은 추가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실제로 2021년과 2022년 급등한 후판 가격으로 조선 3사는 2년 내내 경영에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역대급 수주 호황에 힘 입어 지난해 3분기 흑자전환을 이룬 한국조선해양은 올해도 탄력을 받아 연간 흑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3분기 적자를 기록한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도 이번 호황을 계기로 본격적인 흑자 전환을 기대 중입니다. 다만 후판 가격이 오른다면 이들 경영 목표에 차질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조선 업계 관계자는 "만약 후판 가격이 올라가면 실적개선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또 다시 조선업이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가격 상승시) 해외 수입 물량을 늘리는 등 대응 방안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철강 업계에서는 철광석 가격 상승이 계속된다면, 후판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입니다. 후판이 마진이 적은 사업인 만큼 가격에서 원가 반영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설명입니다. 
 
철강 업계 관계자는 "철광석 가격 상승에 따른 마진 반영이 되지 않으면 더 이상 후판 사업을 지속해야 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남는 게 없다"고 토로했습니다.
 
경북 포항시 남구 제철동에 있는 포스코 포항제철소 2고로에서 한 직원이 용광로에서 쇳물을 만드는 작업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이승재 기자 tmdwo328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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