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토칼럼)청개구리 동학개미

입력 : 2023-01-28 오전 6:00:00
연초 이후 집중된 외국인의 매수 공세에 증시가 가파르게 반등하고 있는데요. 안타깝게도 동학개미로 대변되는 개인 투자자는 이런 과정에서 철저히 소외되고 있습니다. 경기 침체에 따른 증시 하락을 노리고 '곱버스' 상품 매수에 주력하고 있는 개인의 손실 확대가 우려되는 상황으로 보입니다. 물이 들어올 땐 노를 저어야 할텐데 말이죠. 증시의 방향성을 예측하는 것은 신의 영역이니 누구도 알 수 없지만 현재 상태에선 개인이 틀렸다는 생각입니다. 
 
올해 들어 외국인은 지난 26일까지 코스피 시장에서만 6조원 가까이 순매수를 집중 중입니다. 해당 기간 코스피 지수 상승률은 10.38%를 기록 중입니다. 외국인의 장바구니에 가장 많이 담기 종목은 반도체 투톱입니다. 순매수 1위에는 삼성전자(005930)(2조1603억원)가 담겼고, 뒤를 이어 SK하이닉스(000660) 6376억원, 신한지주(055550) 2420억원, 하나금융지주(086790) 2075억원, 현대차(005380) 2037억원 순입니다. 외국인은 반도체와 금융지주사, 자동차 관련주에 매수를 집중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삼성전자 주가도 어느새 6만3900원까지 올라 올해 들어서만 15.55% 상승 중입니다. 작년 동학개미의 열렬한 사랑을 받았던 삼성전자는 29.37% 급락한 바 있죠. 참을성 없는 개인이 팔아치운 삼성전자를 외국인이 '땡큐'하고 받아간 그림으로 보여지네요. 
 
외국인이 시총 상위주 매수에 집중하는 반면 기관은 개별 종목 보다는 증시의 방향성 탐색에 주력하는 모습입니다. 기관이 올해 가장 많이 매수한 종목은 KODEX 레버리지(122630)로 2343억원 수준입니다. 뒤를 이어 카카오 2097억원, 기아 1728억원 순으로 매수에 나섰지만 외국인 만큼 공격적인 매수에 가담하고 있진 않습니다. 
 
청개구리 개인은 외국인과 기관의 움직임과 정반대입니다. 개인은 올해 들어 증시 하락시 2배 수익을 추종하는 KODEX 200선물인버스2(252670)X에 6289억원을 집중 매수했습니다. 외국인 순매수 1위 종목인 삼성전자는 2조원 넘게 팔아 치웠습니다. 지수와 삼성전자는 급반등했으니, 현재까지 개인의 투자 성적표는 좋지 못한 걸로 보여집니다. 
 
코스닥 시장으로 눈을 돌리면 그나마 위안을 삼을 요소는 있습니다. 개인이 올해 코스닥에서 가장 많이 매수한 종목은 레인보우로보틱스로 570억원 가량 순매수한 것으로 집계됩니다. 레인보우로보틱스는 올해 126.71% 급등했습니다. 전체 종목 중 레인보우로보틱스는 올해 상승률 2위를 기록 중입니다. 다만 매수 규모나 다른 포트폴리오를 비교할때 개인의 성과가 다른 투자 주체 대비 좋지 못한 것은 사실입니다.
 
현재 시장의 눈은 증시 반등에 방점이 찍힌 모습입니다. 증시 전문가들 역시 엇갈린 시장 전망을 내놓고 있지만, 대세는 우상향으로 좁혀집니다. 우선 미국의 금리 인상 기조가 1분기 중 마무리될 것이란 전망이 점차 높아지고 있으며, 국내 수출의 경우에도 반도체를 중심으로 업황 바닥 기대감이 형성되고 있습니다. 최근 주가 급반등의 이유로 해당 데이터를 후행적으로 해석하는 이유도 있겠지만, 시장의 흐름이 그러하다면 거기에 맞는 해석을 내놓는 것이 현명한 판단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현재 상황에서 개인의 기대와 다르게 급락이 나올 수 없다고 보는 가장 큰 이유는 외국인 때문이기도 합니다. 올해 6조원 가까이 순매수에 나선 외국인의 순매수 규모는 월별 기준으로 2013년 9월 이후 약 10년만에 최고치입니다. IBK투자증권에 따르면 현재 전체 시가총액 대비 외국인의 순매수 비중은 0.25% 수준이며, 2009년 이후 외국인이 월 기준 시총 대비 0.2% 이상 코스피를 순매수했을 때 익월 코스피는 평균 1.7% 올랐습니다. 전체 17번의 사례 중 최저 하락률은 2.3%에 그쳤고요. 이를 기반으로 외국인이 대량 매수에 나선 이후 증시 하락폭은 상당히 제한적이며, 이를 기반으로 2월 들어 국내 증시가 조정에 들어간다해도 조정폭은 크지 않을 것이란 점을 시사한다고 보여집니다.
 
증시 방향성에 대한 정답은 없습니다. 미래의 결과만이 현재의 선택에 해답을 제시하기 때문입니다. 정답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모두 성투하십시오.
 
최성남 증권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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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