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한솔 기자] 연일 이어지는 고금리·고물가·고환율의 경기침체 속에서 역대급 한파와 함께 '난방비 폭탄'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급등한 난방비로 서민들의 고된 겨울나기가 시작됐습니다.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은 난방비에 전기료까지 나가야 할 돈은 쌓이는데 들어오는 돈은 없어 더욱 막막하다고 호소합니다.
경기도는 급등한 난방비로 혹한의 어려움을 겪는 취약계층을 보호하기 위해 200억 원을 투입해 난방비 지원 대책을 시행한다고 27일 밝혔습니다. 노인가구와 장애인가구, 노숙인시설, 지역아동센터 등에 우선 지원을 시작합니다.
도는 이번 대책을 통해 기초생활수급 65세 이상 노인가구와 기초생활수급 중증장애인 가구 등 총 43만5564명을 지원할 방침입니다.
정부도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한 도시가스 요금 할인을 2배 인상하기로 결정하고, 에너지 바우처 지원금액도 현재 15만2000원에서 30만4000원으로 두 배 인상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지난 25일 오전 서울 시내 한 주택가에 가스계량기가 설치돼 있다. (사진=뉴시스)
2월도 '난방비 폭탄' 예고
그러나 이같은 지원에도 다음 달 에너지 요금은 더 인상될 전망입니다. 한국지역난방공사에 따르면 1Mcal(메가칼로리)당 주택용 열 사용요금이 지난해 10월 1일 기준 89.99원입니다. 이는 지난해 3월 65.23원과 비교해 24.65원 인상된 금액입니다. 특히 열 요금은 지난 2019년 8월 이후 약 3년만의 인상입니다.
결국 인상된 요금과 1월 초부터 이어진 한파에 따른 에너지 사용량까지 더해져 이달보다 다음달 더 큰 난방비 폭탄이 예고된 상황입니다.
악소리가 나는 난방비에 경기도와 정부의 지원 방침에 따라 취약계층은 다소 걱정이 덜었지만,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은 한숨이 깊어집니다. 난방비 대책에서 이들에 대한 지원은 언급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다음 달 요금이 더 오를 거란 소식에 소상공인들의 부담은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소상공인·자영업자 부담 '가중'
성남시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조씨(65)는 지난달 난방비 31만원에서 이번 달 50만8000원으로 20만원이 넘게 올랐습니다. 10평남짓한 식당에 한파로 손님들의 발길마저 줄었습니다.
조씨는 "뉴스보면 난방비 다 지원해준다고 하면서 자영업자들 얘기는 나오지도 않는데, 이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손님은 없고, 도시가스며 전기요금이며 오를 데로 다 올라서 미칠 지경"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우리만 오른게 아니라 주변에 다 10만원에서 20만원씩 올랐다고 한다"며 "세금은 세금대로, 요금은 요금대로 내고 있는데, 소상공인들에 대한 지원도 고려해줬으면 좋겠다"고 호소했습니다.
화성시에서 45평 남짓한 식당을 운영하는 박씨(49)도 상황은 비슷합니다.
박씨는 "이번달 난방비 요금이 지난달보다 12만원 더 나왔고, 작년과 비교해 확실히 더 많이 나왔다"며 "전기세, 인건비 다 합치면 한 달 버는 것보다 나갈 돈이 더 많아서 오히려 손해를 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경기침체에 코로나, 한파, 난방비까지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소상공인들의 피해는 커져만 가고 있습니다. 이들을 보호할 수 있는 대책 마련이 시급해 보입니다.
지난 25일 오전 서울 시내 한 가정집에서 가스보일러가 가동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수원=박한솔 기자 hs6966@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