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검찰 기소 임박에 사퇴 기로…총선 앞두고 ‘민심 부담’

YTN 여론조사 결과 민심은 ‘사퇴’ 당심은 ‘유지’

입력 : 2023-01-28 오후 4:52:09
[뉴스토마토 강석영 기자]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사퇴 기로에 섰습니다. 잇따라 검찰 소환 조사를 받은 이 대표가 재판에 넘겨지는 건 시간 문제라는 시각이 지배적입니다. 민주당 당헌 80조에 따르면 부정부패 혐의로 기소된 당직자의 직무는 정지됩니다. 다만 정치 탄압 등 부당한 이유를 인정하는 예외 조항도 있습니다.
 
민주당은 이 대표를 향한 검찰 수사를 ‘야당 탄압’이라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당심도 이 대표가 직을 유지해야 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민심에선 사퇴 여론이 큰 것으로 드러나 이 대표 체제로 다음 총선을 치를 수 있을지 의견이 분분합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이 대표는 28일 위례·대장동 개발 의혹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했습니다. 지난 10일 성남FC 의혹으로 피의자 조사를 받은 지 18일 만입니다. 이 대표는 조사에 앞서 “무도한 윤석열검사 독재정권 폭압에 맞서 당당하게 싸워 이기겠다”고 말했습니다. 검찰 수사는 윤석열정부의 정치 탄압이라는 메시지를 이어간 것입니다.
 
이 대표에 대한 검찰 기소는 임박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 대표는 검찰이 답을 정하고 형식적 수사를 한다는 주장의 일환으로 검찰 기소를 예측하고 있습니다. 이 대표는 이날 검찰에 제출한 서면 진술서 서문에서 “중립성을 잃고 이미 기소를 결정한 검찰”을 비판하며 진술 거부를 예고했습니다.
 
주목받는 건 당헌 80조입니다. 당헌 80조 1항에 따르면 사무총장은 부정부패 관련 혐의로 기소된 당직자의 직무를 기소와 함께 정지하고 각급 윤리심판원에 조사를 요청할 수 있습니다. 예외 조항도 있습니다. 80조 3항은 정치탄압 등 부당한 이유가 인정되는 경우 중앙당 윤리심판원 의결을 거쳐 징계처분을 취소할 수 있도록 합니다.
 
당장 비명(비이재명)계에선 이 대표가 재판에 넘겨질 경우 대표직에서 물러나야 한다는 주장이 나옵니다. 이상민 의원은 “당헌 80조에 따르면 기소된 당직자들은 원칙적으로 당직에서 물러나게 돼 있지 않나”라며 “이 대표도 그 원칙을 지켰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오는 31일 비명계 의원들이 모인 ‘민주당의 길’의 첫 토론회도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이 대표는 사퇴 의사가 없음을 내비쳤습니다. 이 대표는 KBS 9시뉴스와 인터뷰에서 ‘당내에서 사법 리스크가 내년 총선에 영향을 주지 않겠냐는 우려가 있다’는 질문에 “집권여당, 정부에서 원하는 바”라며 “상대가 원하는, 의도하는 바대로 끌려갈 순 없다”고 말했습니다. 직무 정지 권한이 있는 사무총장이 친명계인 조정식 의원이란 점에서 이 대표의 직무 정지가 현실화되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하지만 차기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이 민심을 외면할 수 없을 것이란 분석도 나옵니다. 국민 10명 중 6명 이상(63.8%)이 이 대표가 기소되면 대표직에서 물러나야 한다는 여론조사가 발표됐습니다. 반면 ‘대표직을 유지해야 한다’는 27.9%에 불과합니다. YTN이 지난 22~23일 엠브레인퍼블릭에 의뢰해 전국 만 18세 이상 20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한 결과입니다.(25일 공표,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
 
당심은 반대로 나왔습니다. 같은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지지층 616명에게 묻자 대표직을 지켜야 한다는 의견이 60.7%로 사퇴해야 한다는 의견(33.4%)보다 높았습니다. 이 대표 체제로 차기 총선을 치를 수 있을지 당심과 민심 사이에서 민주당 의원들의 셈법이 분주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강석영 기자 ks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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