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당권주자인 김기현 의원과 안철수 의원이 지난 16일 오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2023 부산 출향인사 초청 신년인사회에 참석해 악수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장윤서 기자] 국민의힘 당권주자인 김기현·안철수 의원이 29일 ‘청년 표심’을 두고 맞붙었습니다. 최근 몇 년 사이 청년 당원이 급증했지만 이준석 전 대표가 출마하지 못하면서 청년 표심이 표류하고 있다는 분석에 따른 행보로 풀이됩니다.
게다가 나경원 전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한 이후 오히려 두 당권주자로부터 잇따라 ‘러브콜’을 받으면서 캐스팅보터로 부상하고 있는 모양새도 엿보입니다.
김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청년 YPT 발대식’에 참석했습니다. 청년 YPT는 김 의원을 지지하는 청년들로 구성된 모임으로, 이날 청년 60여명이 참석했습니다. 김 의원은 이 자리에서 “당대표가 되면 한 달에 한두 번씩 정도라도 소통하는 장을 만들겠다”며 “국회에 가끔 청년들을 모으면 늘 주변에 맴도는 사람을 어떤 분들을 여의도청년이라고 하는데 그런 분들 말고 야전 청년, 현장 청년들의 목소리를 듣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안 의원 역시 이날 경기도 양주시에서 열린 ‘수도권 청년 미래를 위한 토크콘서트’에 참석했습니다. 이번 행사는 수도권에 거주하는 청년들이 안 의원과 질의응답을 진행하는 토크콘서트로 진행됐습니다. 안 의원은 이른바 ‘안철수 신드롬’이 일었던 2011년 전국 청춘콘서트를 통해 청년 멘토로 이름을 알린 바 있습니다. 그와 비슷한 형식의 토크콘서트를 개최하면서 청년층에게 다가가겠다는 의도로 풀이됩니다.
안 의원은 “노원구 상계동 의원으로 초선의원일 때 재개발을 제일 먼저 시작했다. 재선의원 때는 동부간선도로 소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방음 터널을 만들어서 해결을 했다”며 “서울 북부와 경기 북부의 문제들을 함께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오늘 청년분들 말씀을 듣고 강연도 들려드리면서 검증을 받겠다”고 약속했습니다.
두 후보가 이날 청년 표심을 공략하고 나선 배경에는 ‘이준석 체제’ 이후 청년 당원이 급등한 영향으로 보입니다. 이 전 대표를 지지하는 일부 청년 표심이 있지만, 출마가 좌절되면서 이들 표심이 표류하고 있다고 보는 겁니다.
또 다른 변수인 나 전 의원의 존재감도 날로 커지고 있습니다. 나 전 의원은 당내 두 자릿수 지지율을 확보하고 있어 향후 당권 레이스에서 지지 여부에 따라 특정 의원이 힘을 받는 상황이 나타날 가능성도 있습니다.
양강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김 의원과 안 의원도 연일 나 의원을 향해 구애에 나서고 있습니다. 김 의원은 이날 청년 YPT 발대식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나 전 의원과 회동하기 위한)문자를 주고받고 있고, 전날 다른 행사장에서 만나 상당한 시간 동안 이야기를 나눴다”고 말했습니다.
김 의원과 나 전 의원은 지난 28일 구상찬 전 의원 자녀 결혼식장에서 우연히 만나 한 테이블에 앉아 이야기를 나눈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안 의원도 나 전 의원의 불출마 결정을 위로하면서 최근 회동을 제안하는 메시지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에 나 전 의원은 “조금 시간을 달라”는 답변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나 전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함께 한 오찬에서 “전당대회에서 특별한 역할을 할 일은 없지 않을까 싶다”고 일축하며 일단 중립적 위치에서 상황을 보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장윤서 기자 lan486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