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유근윤·신유미 기자] "빨라지니까 너무 좋죠. 은행 업무를 보고 하루를 시작하면 되니까요."
주요 시중은행과 저축은행 영업점들이 30일부터 코로나19로 단축됐던 영업시간(오전 9시30분~오후 3시30분)을 '오전 9시~오후 4시'로 1시간 늘리면서 은행 고객들도 반색했습니다. 직장인 비중이 상대적으로 큰 서울 강남구 삼성역과 영등포구 여의도역 인근 은행 영업점에서는 이날 9시 점포 문이 열리자마자 고객 3~4명씩 입장했습니다.
우리은행 코엑스지점을 찾은 고객 A씨(30대·여)는 "영업시간이 시작이 빨라지니까 좋다"며 "오늘 퇴직연금 등 은행에 정리할 것이 있어 왔다. 어플리케이션(앱)으로 하기 불편한 업무를 대면으로 해야 하는데 영업시간이 (빨라져서) 편리하고 좋다"고 말했습니다.
은행 영업시간이 복원됐다고 해서 특별히 인파가 몰리지는 않았습니다. 하나은행 삼성역금융센터점 관계자는 "9시부터 사람들이 꾸준히 왔고, 특별히 붐비지는 않았다"며 "아무래도 영업시간 복원 첫날이라 그런 것 같다"고 설명했습니다. 농협은행 여의도역 출장소 관계자 역시 "아직 고객들이 첫날이라 변동사항에 대해서 인지하지 못하고 계신 것 같다. 9시20분 정도쯤부터는 내방하기 시작했다"고 했습니다.
30일 영업시간 정상화 안내고지를 붙인 우리은행 코엑스 지점(사진=뉴스토마토)
저축은행을 이용하는 이용객들도 영업시간이 늘어난 것에 대해 반색하는 분위기입니다.
삼성역 인근 다올저축은행 본점에서도 오전 9시 영업 개점과 동시에 3명의 고객이 상담 창구로 향했습니다. 외국계회사원이라 밝힌 B씨는 (40대·여) "오늘부터 9시부터 영업한다고 해서 빨리 왔다"고 반겼습니다. 그러면서 "해외쪽 기업이라 시간을 유연하게 쓸 수 있는데도 기존 은행은 9시30분에 시작해 3시30분에 업무가 끝나니 시간 맞추기가 힘들었다"며 애환을 토로했습니다.
바로저축은행에서 번호표를 뽑고 상담을 기다리던 C씨(70대·여)도 "아무래도 은행 업무를 보고 하루를 시작할 수 있으니까 훨씬 편리하다. 끝나는 것도 (시간이)늘어나니까 일을 보고 들어올 때 업무를 봐도 되고 마음이 좋다"고 했습니다.
은행이 정상영업을 시작한 30일 하나은행 여의도 금융센터 지점에서 이용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사진=뉴스토마토)
영업점 운영 시간이 바뀐 첫날인 만큼,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고 방문한 이용객들도 눈에 보였습니다. 오전 9시50분쯤 하나은행 여의도 금융센터 지점에서 대기하고 있던 인근 회사원(60대·여)은 "영업시간이 어떻게 늘어났냐"고 되물으며 "9시30분까지 기다리다가 영업점에 왔다"고 말했습니다.
일부 영업점에서는 영업시간 정상화에 대한 고지문이 제대로 붙어 있지 않았고, 인터넷 포털 사이트와 지도 애플리케이션에는 영업시작 시간이 그대로 '9시30분'으로 적혀있는 곳도 많았습니다.
KB국민은행 여의도 종합금융센터지점을 찾은 강모씨(40대·남) 역시 "오늘 휴가이기도 하고 외국에 나갈 예정이어서 정리하느라 방문했다"며 영업시간 정상화와 관련해 "전혀 몰랐다"고 말했습니다. 해당지점에 영업시간 변경과 관련한 안내문이 붙어있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이와 관련해 해당 지점 관계자는 "이따 오후나 영업 끝나고 (안내문을)붙일 예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강씨는 또 "여기(국민은행) 오기 전에도 우리은행을 갔었다. 영업시간 확인하고 갔는데 네이버에도 안 바뀌어 있었다"며 "어쩐지 9시25분에 갔는데 열려있더라"라며 포털사이트에 적힌 해당 지점의 이용 시간을 보여줬습니다. 우리은행 365 서울국제금융센터점의 영업 시간을 확인한 것은 오전 10시25분쯤이었지만 그때까지 해당 영업점의 영업시간은 변경되지 않았습니다.
30일 오전 10시25분경 우리은행 한 지점의 영업시간이 아직 변경되지 않아 이용객이 혼란을 겪었다.(사진=뉴스토마토)
유근윤·신유미 기자 9ny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