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박홍근 원내대표 등이 2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토마토 윤혜원 기자] 역술인 천공의 윤석열 대통령 관저 이전 개입 논란이 일파만파 확산하자 민주당이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탄핵 카드를 본격적으로 꺼내 들며 대대적 대여 공세에 나섰습니다. 윤 대통령 권력 사유화 의혹이 빠르게 번지면서 2월 임시국회에 미칠 파장도 적잖을 것으로 보입니다.
가시권 들어온 민주당발 ‘이상민 탄핵’
민주당은 2일 오후 국회 본청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이 장관 탄핵소추안 당론 발의 여부를 논의했습니다. 그 결과 이 장관 탄핵안 문제는 민주당 지도부의 손에 넘어갔습니다. 그간 민주당 지도부가 이 장관 문책을 일관적으로 강조해온 점을 고려하면, 이 장관 탄핵안 당론 발의는 사실상 가시권에 들어왔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수진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의원총회가 끝나고 기자들과 만나 “이 장관 탄핵안과 관련해 (당내 의원들이) 지도부에 일임했다”며 “많은 의원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어 오늘, 내일 의견을 수렴해 결론을 내리겠다”고 말했습니다. 이 장관 탄핵안 당론 발의가 결정되면 민주당은 이달 중 국회에서 탄핵안을 처리할 방침입니다.
이 장관 문책에 대한 민주당의 공세는 갈수록 열기가 오르는 양상입니다. 최근 강경파 초선 의원 모임 ‘처럼회’를 주축으로 한 민주당 의원 30명은 ‘김건희 특검 및 이상민 파면 추진 행동 의원 모임’을 결성해 전날부터 국회 로텐더홀에서 밤샘 농성을 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이 장관 즉각 파면을 촉구하고 있으며, 이런 요구가 수용될 때까지 농성을 지속할 예정입니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농성 결과 브리핑에 참석해 “민주당은 이 장관의 자진사퇴를 요구했고 윤 대통령에게 해임 건의도 했지만 (이 장관과 윤 대통령은) 묵묵부답, 모르쇠로 일관했다”며 “이 장관 책임을 국민을 대신해 물을 수밖에 없다”고 이 장관 탄핵 추진의 당위성을 강조했습니다.
‘민생파탄·야당탄압’에 ‘권력 사유화’까지…장외투쟁 분수령
민주당이 이날 이 장관 탄핵안을 중심으로 대정부 강경 기조의 기세를 더한 배경에는 천공이 윤 대통령 국정운영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자리한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최근 민주당은 난방비 폭등과 같은 민생 위기를 부각하고 이 대표에 대한 검찰의 조사가 ‘야당 탄압’이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런 민주당에 윤 대통령 권력 사유화 논란은 정부여당 공격을 위한 일종의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이런 흐름을 고려할 때, 이번 주말 민주당이 벌이는 장외투쟁의 열기도 한층 달아오를 가능성이 있습니다. 민주당은 오는 4일 오후 4시 서울 숭례문 인근 광장에서 ‘윤석열정권 민생파탄 검사독재 규탄대회(규탄대회)’를 엽니다. 민주당 내에서는 지도부와 소속 의원들을 포함해 각 지역위원회 관계자와 당직자, 당원들의 규탄대회 참석을 요청하는 ‘총동원령’이 내려졌습니다.
정부를 향한 공세에 열중하는 야당과 이를 막아내려는 여당의 샅바싸움이 불가피해지면서 2월 임시국회에서의 민생법안 통과도 난항을 겪을 것으로 관측됩니다. 쌀값 폭락 방지를 위해 정부의 쌀 매입 의무화 조항을 담은 양곡관리법 개정안과 화물차 기사 안전운임제 지속을 골자로 하는 화물자동차운수사업법 개정안 등이 그 사례입니다.
윤혜원 기자 hwy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