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유진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회장이 직접 챙긴 통신사업이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습니다. 이 회장은 그간 미래 성장 사업 중 하나로 5G 차세대 통신 사업에 역점을 뒀는데요. 삼성전자는 9일 "일본 이동통신사업자 KDDI의 '5G 단독모드(Standalone, SA) 코어(Core)' 솔루션 공급사로 선정됐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수주에는 이 회장의 5G 사업 확대 의지가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입니다.
코어 솔루션은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 데이터 트래픽의 인터넷 연결을 위해 기지국과 연동해 단말 인증, 고객 서비스, 서비스 품질 관리 등을 제공하는 5G 핵심 인프라인데요. 고도의 기술력과 안정적인 품질 보장이 요구된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한번 도입이 되면 교체 주기가 길기 때문에 신규 공급자의 진입 장벽이 매우 높은 영역으로 평가됩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기술력을 매우 중시하는 일본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5G 기술 리더십을 또 한 번 입증한 것"이라고 자평했습니다.
삼성전자, 기술력으로 일본 시장 뚫어…"글로벌 마켓으로 본격 영역확장"
이번에 삼성전자가 공급하는 5G SA 코어는 동일한 플랫폼에서 4G와 5G를 동시에 지원하는 통합 솔루션인데요. '클라우드 네이티브' 기반의 가상화 방식을 적용해 높은 데이터 처리 속도와 유연한 용량 확장이 가능합니다.
특히 데이터 트래픽이 지속 증가하는 시장 환경을 고려해 안정적인 서비스 제공을 위한 기술이 적용됐습니다. 사전에 트래픽 과부하를 방지하는 '오버로드 컨트롤 기술', 실시간으로 문제를 감지하고 복구하는 '모니터링 기술', 실시간 백업 솔루션을 통해 서비스를 연속적으로 제공하는 '지오 리던던시(Geo-Redundancy) 기술' 등이 탑재됐습니다.
삼성전자의 5G SA 코어는 최신 국제 표준(Release 17) 기반의 네트워크 슬라이싱 기술을 지원하는데요. 하나의 물리적인 이동 통신망을 다수의 독립된 가상 네트워크로 쪼개어 초저지연이 필요한 자율주행이나 초고속이 필요한 멀티 스포츠 경기 생중계 등 다양한 서비스별 맞춤형 통신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 전략마케팅팀장 이준희 부사장은 "삼성전자는 압도적인 5G 기술력과 사업자와의 장기적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글로벌 통신 시장에서 빠르게 입지를 확장해 왔다"며 "앞으로도 혁신과 도전을 통해 차세대 이동통신 시장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이끌어 나가겠다"고 했습니다. 이에 요카이 토시카즈 KDDI 모바일기술본부장은 "앞으로도 최첨단의 통신 환경과 상용망 고도화를 위해 삼성전자와 협력을 확대할 것"이라고 화답했습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향후 글로벌 이동통신시장에서 기술과 상용 리더십을 바탕으로 기지국과 함께 코어 솔루션까지 본격적으로 영역을 확장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사진=연합뉴스)
이재용 "5G시장 도전자세, 철저히 준비"…글로벌 네트워크 산물
업계에선 이런 기술력의 바탕에 이 회장의 글로벌 네트워크와 역할이 컸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 회장은 5G, 6G등 차세대 통신 사업을 직접 챙겨왔는데요. 이 회장은 4G 서비스가 시작된 2011년부터 일찌감치 5G 기술연구를 전담할 '차세대 통신 연구개발 조직' 신설을 지시했습니다.
이 회장은 2019년 열린 5G 통신장비 생산라인 가동식에서도 "새롭게 열리는 5G 시장에서 도전자의 자세로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며 "철저히 준비하고 과감히 도전하라"고 주문한 바 있습니다. 5G 역량 강화와 관련해 전담조직 구성 뿐 아니라 연구개발과 영업·마케팅까지 전 영역을 진두지휘했는데요. 무선사업부와 네트워크사업부에 분산된 통신기술 연구 조직을 통합해 5G 사업을 전담하는 '차세대 사업팀'으로 조직을 키웠습니다. 글로벌 기업들과의 공동 연구를 지원하는 등 5G 통신기술 연구개발에도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번 수주에는 이 회장의 현장 행보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졌는데요. 이 회장은 그간 일본을 수차례 방문해 KDDI 경영진 등을 만나 5G장비 공급을 논의하는 등 끈끈한 네트워크를 다져왔습니다. 재계 관계자는 "통신 장비 사업은 계약 규모가 크고 장기간 이어지기 때문에 성능뿐만 아니라 상대방과의 신뢰 관계가 기반이 돼야 한다"며 "이런 점에서 이 회장의 글로벌 네트워크가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임유진 기자 limyang8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