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국민 10명 중 6명가량이 역술인 천공의 대통령 관저 선정 개입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청문회와 국정조사가 필요하다'고 의견을 냈습니다. '청문회와 국정조사가 필요하지 않다는 응답은 10명 중 3명 정도에 불과했습니다.
10일 <뉴스토마토>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미디어토마토>에 의뢰해 지난 6일부터 8일까지 사흘간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3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선거 및 사회현안 72차 정기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56.6%가 '천공 의혹'을 규명할 야당의 청문회·국정조사 추진에 '필요하다'고 답했습니다. 반면 34.4%는 '필요하지 않다'고 응답했습니다. '잘 모르겠다'며 응답을 유보한 층은 9.0%였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30·40대 60% 이상 "청문회·국정조사 필요"
앞서 지난 2일 본지는 지난해 3월경 천공, 김용현 대통령 경호처장(당시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청와대 이전 태스크포스 팀장),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인 모 의원이 용산 한남동 육군참모총장 공관과 서울사무소를 사전 답사했는데, 이것이 공관 관리관을 통해 남영신 당시 육군참모총장에게 보고됐다고 보도했습니다. 남영신 전 총장은 이 사실을 부승찬 당시 국방부 대변인에게 털어놨으며, 부 전 대변인은 다른 경로를 통해서도 재확인했다고 본지에 증언했습니다. 이후 대통령실은 3일 관저 결정에 천공이 개입한 것으로 보인다는 의혹을 제기한 본지와 '한국일보' 기자, 부 전 대변인을 경찰에 고발했습니다. 대통령실이 기자들을 직접 고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민주당은 천공 의혹에 대해 국회 상임위원회 차원의 청문회를 추진할 계획입니다. 또 당 내부에서는 국정조사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옵니다. 청문회 등에 천공을 직접 증인으로 출석시키는 방안도 검토 중입니다. 앞서 민주당은 천공 의혹이 불거진 이후 우선 사실관계를 밝히기 위해 운영위원회와 국방위원회 등 상임위원회 차원에서 대응하려고 했지만 국민의힘의 반발로 회의 개최가 어려운 상황입니다.
조사 결과를 연령별로 보면, 60대 이상을 제외하고 모든 세대에서 천공 의혹에 대한 청문회와 국정조사가 필요하다는 응답이 절반을 넘었습니다. 특히 30대와 40대는 60% 이상이 청문회와 국정조사 필요성에 공감했습니다. 20대 필요 58.0% 대 불필요 35.9%, 30대 필요 65.4% 대 불필요 25.3%, 40대 필요 66.0% 대 불필요 27.2%, 50대 필요 58.8% 대 불필요 34.8%로, 청문회와 국정조사 필요하다는 응답이 크게 앞섰습니다. 보수 지지세가 강한 60대 이상에서는 필요 44.3% 대 불필요 42.2%로 팽팽했습니다.
호남에선 10명 중 7명 이상 청문회·국정조사 '찬성'
지역별로도 대전·충청·세종과 대구·경북(TK)을 제외하고 모든 지역에서 천공 의혹에 대한 청문회와 국정조사 필요성에 공감하는 응답이 확실히 높게 나타났습니다. 서울 필요 59.5% 대 불필요 33.2%, 경기·인천 필요 59.8% 대 불필요 30.9%로, 수도권에서는 청문회와 국정조사가 필요하다는 응답이 60%에 달했습니다. 보수진영의 강세지역인 부산·울산·경남(PK)도 필요 49.4% 대 불필요 38.4%로, 필요하다는 응답이 절반을 차치하며 높았습니다. 민주당의 지지 기반인 호남에서는 청문회와 국정조사 필요성에 무려 70% 이상이 동의했습니다. 광주·전라는 필요 73.3% 대 불필요 21.1%로 나타났습니다. 강원·제주도 필요 55.5% 대 불필요 34.6%로, 청문회와 국정조사가 필요하다는 응답이 높았습니다. 대전·충청·세종은 필요 46.9% 대 불필요 45.3%, 대구·경북은 필요 45.4% 대 불필요 43.3%로, 청문회와 국정조사 필요성에 대한 응답이 비슷하게 나타났습니다.
(천공 유튜브 캡처, 뉴시스 사진)
정치성향별로 보면, 민심의 바로미터인 중도층에서도 절반 이상이 천공 의혹에 대한 청문회와 국정조사 필요성에 공감했습니다. 중도층은 필요 57.6% 대 불필요 31.3%였습니다. 보수층은 필요 27.5% 대 불필요 61.9%, 진보층은 필요 86.2% 대 불필요 8.7%로, 진영별로 청문회와 국정조사 필요성에 대해 확연히 다른 의견을 보였습니다. 지지 정당별로도 국민의힘 지지층은 필요 15.2% 대 불필요 72.5%, 민주당 지지층은 필요 91.1% 대 불필요 4.4%로, 입장이 엇갈렸습니다.
한편 이번 조사는 ARS(RDD) 무선전화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입니다. 표본조사 완료 수는 1031명이며, 응답률은 3.2%로 집계됐습니다. 올해 1월 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를 기준으로 성별·연령별·지역별 가중값을 산출했고, 셀가중을 적용했습니다. 그 밖의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또는 서치통 홈페이지(www.searchtong.com/Home)를 참조하면 됩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