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 한화 효과 ‘기대’

한화, 기업결합심사 진행 중…인수 마무리 후 직원 처우 개선 전망
임금 낮아 인력 이탈 잦아…수주 늘어 2000명 가량 인력도 필요

입력 : 2023-02-13 오전 6:00:00
경남 거제시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정예지 기자] 동종업계에 인력을 빼앗겨 왔던 대우조선해양이 국내 10대 그룹 한화에 인수되며 업계 지형이 바뀔 수 있다는 전망나옵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이 10대 그룹인 한화에 인수되면 처우가 개선될 거란 기대가 있습니다. 현대중공업과 마찬가지로 10대 그룹 계열사에 속하게 됩니다.
 
대우조선해양 한 임직원은 "대우조선해양이 동종업계 대비 임금이 낮은 편"이라고 말했습니다. 실제 작년 3분기 보고서를 보면 대우조선해양 1인 평균급여액은 5100만원으로, 동종업계인 한국조선해양(5700만원) 대비 10% 낮은 것으로 추정됩니다. 전체 2조원에 달하는 인수자금 중 1조원을 출자하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1인 평균급여액이 6400만원입니다. 업계에서 한화가 동종업계에 인력을 빼앗기지 않는 선까지 대우조선해양의 임금을 인상해 인력 이탈을 방지할 거란 이야기가 나오는 까닭입니다. 
 
지난 10월 대우조선 노조는 한화 측에 동종 업계 수준의 임금과 복지 보장을 요구한 바도 있습니다. 당시 노조는 △고용 보장 △노동조합과 단체협약 승계 △회사 발전 △지역 발전 등을 한화에 요구하며 현장 실사를 막았습니다. 이에 한화그룹 인수단 대표자인 당시 정인섭 한화에너지 사장은 당사자 참여 보장, 대우조선 고용 보장, 단체협약 승계에 합의했습니다. 
 
인력 이탈 문제는 조선업 전반의 문제입니다. 대우조선해양은 조선업 불황이 시작됐던 2014년도 이래 직원 수가 감소하고 있습니다. 대우조선해양의 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9월 30일 기준, 직원 수는 8738명입니다. 직원 수 추이를 보면 △18년 9월 9933명 △19년 9780명 △20년 9460명 △21년 8805명으로 매년 인원이 감소했습니다. 2014년 이후로 약 4960명이 줄어든 수준입니다. 
 
최상규 대우조선 노조 대외협력실장은 "7~8년 동안 임금이 오르지 않았고, 심지어 협력사들은 상여금이 줄어든 상황이라 조선업계에 사람들이 오려 하지 않는다며" 우려를 전했습니다. 
 
지난해 삼성중공업·대우조선해양·케이조선·대한조선 등 조선업 4사가 현대중공업의 중간지주회사인 한국조선해양을 핵심 인력에 대한 부당 유인 행위로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한 사례도 있었습니다. 이들은 지난 21년부터 22년 상반기까지 300명이 넘는 인원이 현대중공업으로 이직했으며, 현대중공업이 핵심 인력에 접촉해 통상적인 보수 이상의 과다한 이익을 제공하며 이직을 제안했다는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현대중공업 측은 타사 인력을 부당하게 채용한 사실이 없다며 반박하고 있습니다. 
 
이 문제는 앞으로 한화가 풀어가야 할 과제입니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달 보고서에서 "인도 규모가 올해와 유사했던 과거를 기준으로 하면 앞으로 (대우조선해양에) 2000명가량의 인력이 추가로 필요하다"고 분석했습니다. 한화가 인력 부족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 수주 물량의 납기를 맞출지 관심입니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 LNG운반선 38척, 컨테이너선 6척, 해양플랜트 1기, 창정비 1척 등 총 104억 달러어치의 수주 성과를 올렸습니다. 올해는 수주 목표 69억8000만달러, 매출 목표를 9조4217억원으로 잡았습니다. 오랫동안 불황이었던 조선업은 최근 수주 랠리를 이어가며 호황을 이어가고 있어 일감은 늘어나는데, 인력은 줄어드는 상황입니다.
 
정예지 기자 yeji@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정예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