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공사 현장 모습.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김현진 기자] 지난해 원자재 가격이 급등함에 중견 건설사 실적에 빨간불이 켜졌습니다. 자재비 및 금리 인상으로 인해 비용이 크게 증가하며 중견 건설사 원가율이 크게 증가한 결과 영업이익뿐 아니라 영업이익률이 급격히 감소했습니다.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금호건설(002990) 영업이익은 559억원으로 전년(1115억원) 대비 49.9% 감소하며 2017년 이후 이어지던 성장세가 6년 만에 꺾였습니다.
영업이익뿐 아니라 영업이익률도 크게 줄었습니다. 금호건설의 영업이익률은 같은 기간 5.4%에서 2.7%로 반토막 났습니다.
원자재 가겨 상승 및 기준금리 인상 등으로 비용이 증가하며 금호건설 실적이 악화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실제로 지난해 금호건설 매출원가 규모는 1조9103억원으로 전년(1조8735억원) 대비 368억원 증가하며 매출원가율도 같은 기간 90.7%에서 93.3%로 2.5%포인트 상승했습니다.
중견 건설사 원가율 90% 웃돌아
이 같은 실적 악화는 금호건설만 겪는 문제는 아닙니다. 대형 건설사에 비해 자금 여력 및 브랜드 선호도에서 밀리는 중견 건설사 대부분이 저조한 실적 성적표를 받았습니다.
DL건설(001880)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811억원으로 전년(2296억원) 대비 64.7% 감소했습니다. 지난해 가로주택사업 수주에 적극적으로 나서며 도시정비사업 수주액이 1조원을 돌파했던 것과는 상반된 상황입니다.
DL건설도 토목·주택건축 부문 원가율이 상승하며 저조한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해 DL건설 토목 부문 원가율은 92.1%를 기록하며 전년(87.2%)보다 4.9%포인트 올랐고 주택건축 부문 원가율도 같은 기간 84.1%에서 91.9%로 뛰었습니다. 이에 전체 원가율도 84.8%에서 91.9%로 상승했습니다.
KCC건설은 지난해 1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습니다. KCC건설 원가율도 악화일로를 걷고 있습니다. KCC건설 원가율은 지난해 1분기 94.9%를 기록하며 상반기 말 99.5%까지 치솟았습니다. 지난해 3분기 97.5%로 떨어졌습니다. 아직 4분기 원가율이 공개되지 않았지만, 35억원의 흑자를 달성한 만큼 원가율도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중견 건설사 관계자는 "원자재 가격뿐 아니라 인건비도 증가하는 등 전반적인 비용 지출이 많아졌다"며 "물가 인상 부분이 공사비에도 반영돼야 하는데 중견 건설사의 경우 반영이 어려워 실적 악화로 이어졌다"고 설명했습니다.
대부분 중견 건설사가 지난해부터 비상경영에 돌입한 만큼 올해 실적은 상승전환할 가능성이 크다는 설명입니다.
다른 중견 건설사 관계자는 "이미 오른 원가율에 어느 정도 적응이 됐고 탄력선을 유지할 수 있는 상태가 됐다"며 "건설업을 둘러싸고 있는 국내 상황들이 좋아지지 않는 이상 예전과 같은 호황 단계를 기대하긴 어렵겠지만 실적 하락세는 멈출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김현진 기자 khj@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