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경제硏 "외환시장, 금융불안에 가장 취약"

입력 : 2010-10-21 오후 7:07:22
[뉴스토마토 양성희기자] "우리나라 외환시장의 불안정성이 자금중개 및 주식시장에 비해 더욱 크다"
 
정영식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21일 '반복되는 한국 금융불안, 그 진단과 해법'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아시아 외환위기인 1997년 7~12월까지 SERI 금융불안지수는 10에서 100으로 10배 증가했으며, 금융불안지수를 구성하는 자금중개시장, 주식시장, 외환시장 등 세 구성요소의 기여율은 각각 38.1%, 17.8%, 44.1%를 기록했다.
 
글로벌 금융위기인 2008년 6~10월 동안에는 SERI 금융불안지수가 10.9에서 60.1로 증가한 가운데, 구성요소별 기여율은 각각 23.7%, 35.6%, 40.7%를 나타냈다.
 
정 연구원은 "두 시기 모두 국내 외환시장이 상대적으로 가장 취약하다는 것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전후한 2년동안 38개 통화 가운데 통화가치 절하율이 위기전 3위에서 36위로 급락하고, 환율변동성이 13위에서 34위로 떨어지는 등 외환위기 경험국가들이 겪는 '낙인효과'를 고려하더라도 한국의 외환시장 불안정도는 매우 높다는 분석이다.
 
정 연구원은 2008년 금융위기, 1997년 외환위기, 2003년 신용카드 사태 등 한국의 금융불안이 반복되는 이유에 대해 "높은 대외 의존도, 취약한 금융시장 구조, 낮은 금융회사 경쟁력, 미흡한 국가 금융리스크 관리를 꼽았다.
 
그는 또 "칠레, 대만, 필리핀은 신흥시장이면서도 상대적으로 무역의존도가 높다는 점에서 한국과 유사한 특징을 가지고 있지만 금융 불안정성은 낮다"며 "이는 세 국가모두 엄격한 외환건전성 규제를 취하고 있는데다 낮은 단기 외채 비중(칠레,필리핀)과 경제규모에 비해 큰 외환보유액(대만, 필리핀)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밖에도 칠레는 시장 인프라가 양호하고 금융경쟁력이 높으며, 대만과 필리핀은 시장 인프라와 금융경쟁력은 취약한 대신 시장개방과 자유화를 제한해 금융안정성이 높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반복되는 금융위기를 방지하기 위해 한국은 어떻게 해야할까?
 
정 연구원은 이에 대해 "한국의 특성을 반영한 금융시스템 구축이 우선적으로 고려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선 구조적인 요인에 있어서는 핫머니 감독 규제 등을 통해 높은 금융부문 대외의존도를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한편 외환거래 저변확대와 장기채권 활성화 등으로 취약한 금융시장 구조 개선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또 업무의 글로벌화 추진 등으로 금융회사들의 경쟁력을 제고하고, 외은지점 외화유동성 규제 적용과 외환보유액의 추가확보와 효율적관리 등을 통해 외환건전성 감독 규제 강화와 외환 보윺액의 시장 안정기능도 강화해야한다고 밝혔다.
 
한편, 금융불안의 원인과 구조가 상황에 따라 계속 진화하고 있어 이를 대비해 금융정책과 감독기능의 통합, 신 조기경보 시스템 마련 등을 마련해야한다고 덧붙였다. 
 
뉴스토마토 양성희 기자 sinbis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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