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민영 기자] 검찰이 쌍방울그룹으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기소돼 재판을 받는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를 대북송금 혐의로 소환했습니다. 검찰은 대북송금 의혹과 관련해 엇갈린 주장을 하고 있는 이 전 부회장과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을 조만간 대질 신문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수원지검 형사6부는 이날 이 전 부지사를 외국환거래법 위반 등 혐의로 불러 조사했습니다. 검찰은 지난 3일 김성태 전 쌍방울회장을 기소하면서 공소장에 이 전 부지사를 외국환거래법 위반에 대한 공범으로 적시했습니다.
김 전 회장은 2019년 북한에 경기도 스마트팜 지원 사업과 이재명 당시 경기지사 방북 성사를 위해 총 800만 달러를 전달한 혐의를 받습니다. 이 전 부지사도 이 과정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습니다.
공소장에 따르면 이 전 부지사는 김 전 회장에게 “북한에 스마트팜 비용을 지급하지 않을 경우 향후 경기도 대북사업이 어려워진다. 쌍방울그룹이 경기도를 대신해 스마트팜 비용을 북한에 지원해달라”는 취지의 요청을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따라서 검찰은 경기도 대북지원사업 총괄자인 이 전 부지사의 요청으로 김 전 회장이 경기도의 북한 스마트팜 지원 사업비를 대납했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이 전 부지사는 "김 전 회장과 관련한 대북송금 보도는 허위사실, 가짜 뉴스"라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습니다. 지난 6일 이 전 부지사는 언론에 공개한 자필 편지를 통해 "쌍방울의 대북 송금이 이뤄진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경기도를 위해 쌍방울이 북한에 금전을 제공할 아무런 이유가 없다"며 "대북 송금이 필요한 경기도의 어떠한 대북 활동도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김 전 회장은 북한에 전달한 800만 달러가 경기도 사업비를 대납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 500만 달러는 경기도의 스마트팜 지원사업비 대납, 300만 달러는 경기도지사 방북비 지원을 위한 명목이었다는 취지로 검찰에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 전 회장은 또 지난 2019년 대북 송금 논의 과정에서 이 전 부지사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전화 통화로 연결해줬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 때문에 이 전 부지사는 이 대표의 대북송금 연루 의혹에 단서를 제공할 '키맨'으로 불리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전 대표는 옥중서신을 통해 "본인과 이 대표, 경기도는 김 전 회장과 대북송금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며 "모든 보도는 허위"라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검찰은 이 전 부지사를 몇 차례 더 소환한 뒤 추가 기소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김 전 회장과 진술이 엇갈리는 점 등을 고려해 대질 신문 가능성도 나옵니다.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지난해 9월27일 수원지방법원에서 열리는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기 위해 수원지방검찰청 청사로 들어가고 있습니다. (사진=뉴시스)
윤민영 기자 min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