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김일성 생일(태양절) 110주년인 지난해 4월 15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중앙보고대회 및 평양시 군중시위에 참석했다고 조선중앙TV가 16일 보도했다. (사진=뉴시스/조선중앙TV 캡처)
[뉴스토마토 장윤서 기자] 한반도 안보에 먹구름이 꼈습니다. 그간 북한은 김정일 국방위원장 생일(2월16일·광명성절) 전후로 무력도발을 감행하는 경향을 보였는데요. 특히 올해는 2~3월에 대대적인 한미 연합훈련이 예정돼 북한의 반발은 한층 더 높을 것으로 보입니다. 군 당국도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제7차 핵실험 등 도발을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보면서 한반도의 긴장감이 한층 높아지고 있습니다.
김덕훈 내각 총리,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리병철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 등 북한의 고위간부들은 광명성절 81주년을 맞아 김일성·김정일 시신이 있는 금수산태양궁전을 참해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7일 보도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작년에 이어 올해도 참배하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광명성절을 보내는 남북의 표정은 긴장감이 감돕니다. 과거 북한은 광명성절 전후로 무력도발을 감행해왔습니다. 북한은 지난 2013년 2월13일 3차 핵실험을 진행했는데 이는 김정은 위원장 집권 이래 첫 핵실험이었습니다. 또 2017년 2월12일에는 준중거리탄도미사일(MRBM) ‘북극성-2형’을 최초로 시험발사하기도 했습니다.
게다가 북한은 지난해 말 이후 강 대 강 대외투쟁 기조를 밝힌 상태입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핵탄의 보유량을 ‘기하급수적으로 늘리겠다’며 핵무력 강화 기조를 밝혔고, 이를 한미를 향한 강 대 강 대외투쟁 기조를 지난해 12월 말 재천명했습니다.
특히 한미는 오는 2~3월 한미 연합훈련이 진행할 예정이라, 남북 간의 긴장감이 한층 높아질 것으로 보입니다. 이달 말 한미는 북한의 핵사용 시나리오를 가정한 훈련인 확장억제수단 운용연습(DSC TTX)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또 자유의 방패(FS·프리덤실드)연습도 진행하는데 내달 중순부터 위기관리연습(4일), 본연습(11일)을 진행합니다. 한미 군 당국은 이번 FS 연습 기간 중 사단급 ‘쌍룡’ 연합 상륙훈련 등 한미연합 야외기동훈련(FTX)을 과거 ‘독수리 훈련’(FE) 수준으로 진행할 계획입니다.
게다가 군 당국이 박근혜정부 이후 6년 만에 북한을 ‘적’으로 규정하면서 분위기는 한층 어두워졌습니다. 국방부는 지난 16일 윤석열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발간된 ‘2022년 국방백서’에서 “북한정권과 북한군은 우리의 적”이라고 명시했습니다. 남북 관계가 평화 분위기가 무르익었던 노무현·문재인정부에서는 북한을 적으로 규정하지 않았지만, 갈등이 높아진 이명박·박근혜정부에서는 해당 표현이 되살아났습니다.
지난 13일 경기 파주 무건리 훈련장에서 열린 아미타이거 시범여단 연합훈련에서 한미 장병들이 분소대 공격방어 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북한은 ‘초강력 맞대응’을 경고하며 반발하고 나섰습니다. 북한 외무성은 이날 대변인 담화를 통해 “미국과 남조선은 연초부터 북한의 안전 이익을 엄중히 침해하는 우려스러운 군사적 시위 행위에 매달리고 있다”며 “우리가 정당한 우려와 근거를 가지고 침략전쟁 준비로 간주하고 있는 저들의 훈련구상을 이미 발표한 대로 실행에 옮긴다면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지속적이고 전례없는 강력한 대응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날을 세웠습니다. 북한은 이달 하순 농업문제 해결을 주제로 전원회의를 소집할 예정인데, 남북 관련 메시지 등이 나올지 관심이 모이고 있습니다.
국 당국도 북한의 무력 도발 가능성에 무게를 두며 예의주시하는 분위기입니다. 국방부는 이날 국회 국방위원회 업무보고에서 “향후 확장억제수단 운용연습,자유의 방패 연습, 미 전략자산 전개 등을 계기로 대남 비난 수위를 높이며 이를 빌미로 다양한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이 상존한다”고 내다봤습니다. 국방부는 북한이 핵 물질을 지속적으로 생산하고 있다며, 정치적 판단만 있으면 언제든지 7차 핵실험을 감행할 수 있다고 봤습니다.
장윤서 기자 lan486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