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당권경쟁)"대세론은 없다"…물고 물리는 4인4색 '선거전략'

김기현·안철수, 결선투표행 표심 잡기 몰두

입력 : 2023-02-20 오후 5:30:23
 
[뉴스토마토 강석영 기자] 국민의힘 3·8 전당대회는 당대표 후보 중 압도적 1위가 없는 상황에서 진흙탕 싸움으로 변질되고 있습니다. 20일 양강 구도의 김기현 후보는 “생떼 탕”이라고, 안철수 후보 측은 “이준석 수하”라고, 서로를 향해 감정 섞인 비방을 주고받았습니다. 천하람, 황교안 후보는 1, 2위 싸움을 부추기며 지지율을 챙기는 모양새입니다.
 
안철수(왼쪽), 김기현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지난 16일 오후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힘내라 대한민국! 국민의힘 제3차 전당대회 광주·전북·전남 합동연설회에서 기념촬영을 마치고 손을 들고 이동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안철수에 '부동산' 공격받은 김기현 "5전5패 후보"
 
김 후보와 안 후보의 신경전이 치열합니다. 김 후보는 이날 KBS라디오에서 “안 후보는 자기가 지휘했던 선거에서 다 졌다”라며 “5전 5패”라고 지적했습니다. 차기 총선 승리를 위한 후보라는 안 후보의 주요 메시지를 공격한 것입니다.
 
이에 안 후보 캠프 윤영희 대변인은 논평에서 “김 후보는 지금까지 울산 본인 선거 말고 어떤 선거를 지휘했나”라며 “지난 대선에서 이준석 전 대표의 ‘수하’로 선대위원장을 맡으며 숟가락 얻었던 간접 경험을 선거 지휘라고 착각하고 있는 건가”라고 맞섰습니다. 김 후보 선거대책위원회 김시관 수석대변인는 “과도한 네거티브, 흑색선전이 호환마마보다 무섭다”며 자제를 촉구했습니다.
 
김 후보는 울산 KTX 부동산 의혹을 해명하기 바쁩니다. 김 후보는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터무니없는 허위사실이고 이미 민주당 정권에서 샅샅이 뒤졌던 사안”이라며 날선 반응을 보였습니다. 연일 부동산 의혹을 끄집어내는 안 후보를 향해 “자꾸 민주당이 했던 이야기를 반복하면 생태탕이 ‘생떼 탕’이 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앞서 안 후보에게 ‘민주당 DNA’라며 정체성 공세를 펼치기도 했습니다. 결국 김 후보는 이날 당 선거관리위원회에 자신의 부동산 의혹을 검증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안 후보는 여론조사에서 1등을 달리는 김 후보 때리기에 집중하는 모양새입니다. 최근 김 후보의 부동산 의혹을 집요하게 공격하는 배경과 대통령실로부터 손발이 묶인 상황이 무관치 않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그러면서 안 후보는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의 ‘낙하산 공천’을 우려하는 표심을 얻고자 지난 19일 공천 개혁안을 발표했습니다.
 
국민의힘 당대표 경선 후보들이 15일 서울 중구 TV조선 스튜디오에서 열린 첫 TV 토론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천하람, 김기현, 안철수, 황교안 후보.(사진=뉴시스)
 
1·2위 때리는 '천하람·황교안'…'결선투표' 사력
 
결선투표행을 고려한 양강 주자의 셈법도 분주합니다. 이번 전당대회 과정에서 김 후보의 부동산 의혹을 처음 언급한 사람은 황교안 후보입니다.
 
하지만 김 후보는 안 후보를 향해서는 날선 반응을 보일 뿐, 황 후보에 대한 언급을 자제하고 있습니다. 안 후보와 결선투표에 맞붙게 되면 정통보수로서 지지자가 비슷한 황 후보 표심을 잡기 위한 전략으로 보입니다. 안 후보 역시 개혁보수 이미지의 천 후보에게 우호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습니다.
 
양강 주자가 혈투를 벌이는 사이 후발 주자들은 조용히 지지율을 끌어모으고 있습니다. 황 후보는 ‘제2의 이재명은 사퇴하라’며 김 후보를 향한 공세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습니다.
 
김 후보의 표심을 일부 끌어오겠다는 전략입니다. ‘윤핵관 퇴진’을 들고 나온 천 후보는 김 후보를 향해 ‘투기현’, ‘총선 폭망’이라고 공격하며 비윤(비윤석열) 후보 입지를 다지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이미 안 후보를 뛰어넘어 김 후보와 양강 구도를 굳혔다고 주장합니다.
 
강석영 기자 ks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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