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이 건조한 선박. 사진=연합뉴스
[뉴스토마토 이재영 기자] 삼성중공업 지분을 보유한 삼성전자 등 그룹 계열사들의 지난해 지분 평가손실률이 더 커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재작년 말 감자 및 유상증자로 계열사를 비롯해 주주들이 고통분담을 했지만 1년여동안 기업가치는 더 떨어진 결과입니다. 8년째 적자인 삼성중공업은 올해 만큼은 흑자전환하겠다고 다짐해 귀추가 주목됩니다. 정진택 삼성중공업 사장의 어깨가 무겁습니다.
23일 각사에 따르면 삼성중공업 최대주주인 삼성전자는 작년 말 기준 15.2% 지분을 가지고 있습니다. 해당 지분의 취득원가는 9321억원으로 작년말 장부금액(시가)은 6848억원을 기록했습니다. 2473억원 평가손, -26.5%의 평가손실률을 보입니다. 2021년 10월 유상증자를 실시한 이후 그해 말 장부금액은 7599억원이었습니다. 이후 1년간 751억원의 평가손실이 발생했습니다. -9.8%의 평가손실률입니다. 유증 후에도 적자가 지속됐고 증시 부진까지 겹쳐 주가 회복이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삼성중공업 지분 2.06%를 가진 삼성전기는 작년말 장부금액으로 927억원을 집계했습니다. 취득원가는 1114억원으로 187억원 평가손실을 보입니다. 평가손실률은 -16.7%입니다. 재작년말 장부가는 1029억원으로 1년 후 102억원 평가손실이 나타났습니다. 평가손실률은 -9.9%입니다. 삼성전기가 보유한 상장 주식 중 평가손실이 발생한 곳은 삼성중공업이 유일했습니다. 이들 계열사들은 삼성중공업 주식 평가손실을 기타포괄손익에 반영하고 있습니다.
정진택 삼성중공업 사장. 사진=삼성중공업
그밖에도 삼성생명보험, 삼성SDI, 삼성물산, 제일기획이 각각 2.92%, 0.36%, 0.11%, 0.11%씩 삼성중공업 지분(작년 3분기말 기준)을 갖고 있습니다. 삼성중공업 주식은 거의 10년째 내리막이라 이들 역시 평가손실은 피할 길이 없습니다.
이같은 평가손은 계열사도 손해지만 외부출자자가 더 큰 부담을 지고 있습니다. 그간 적자가 길어지며 삼성중공업은 유상증자를 수차례 실시했습니다. 그 때마다 삼성전자 등 계열사들이 출자에 동원됐습니다. 출자부담을 지는 삼성전자 등 계열사 주주들은 억울합니다.
게다가 지난 2017년 유상증자 실시 직전 삼성전자가 보유했던 삼성중공업 주식은 16.91%였으나 작년말 15.2%까지 작아진 것이 확인됩니다. 외부출자자의 유증 기여도가 더 컸던 결과입니다. 2017년경 23%를 넘었던 특수관계인지분도 작년 20%대까지 작아졌습니다. 삼성중공업 적자엔 대주주의 경영책임이 있음에도 고통분담에 솔선하지 않은 셈입니다. 유증에 감자까지 당시 소액주주들은 불만이 적지 않았습니다.
2021년 3분기말 삼성중공업 자본은 2조9905억원에서 유증 후 그해 말 4조973억원까지 늘었습니다. 하지만 작년 말 기준 자본은 다시 3조5720억원으로 내려왔습니다. 그나마 지난해 적자폭을 줄인 삼성중공업은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 2000억원을 제시하며 흑자전환하겠다는 각오를 보였습니다. 정진택 사장은 올 초 사내방송을 통해 “다 함께 힘 모아 턴어라운드를 반드시 실현해 자부심을 회복하는 한 해 만들자”며 임직원들을 독려했습니다.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