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형진기자] 라응찬 신한금융지주 회장의 차명계좌는 신한은행 설립 당시 재일교포 출자금에 뿌리를 둔 신한은행 전체 차명계좌의 일부분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금융감독원은 다음달 신한은행 종합검사에서 이 부분을 조사키로 했다.
민주당 신건 의원은 22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라 회장 차명계좌의 실체를 밝히려면 신한은행 설립 당시 투자자들 계좌부터 조사해야 한다"며 이같이 주장했다고 23일 한국일보가 보도했다.
신문은 신 의원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1982년 재일교포 670여명의 출자금 50억엔(250억원)을 토대로 설립된 후, 매년 이익의 10% 안팎을 이들에게 배당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설립 당시 정부 묵인하에 비합적으로 들어온 출자금이서 배당금 역시 일본 반출이 어려워지자 신한은행은 이들의 자금을 교포 본인 또는 친인척 명의의 통장에 넣어 국내에서 사용하거나 재투자 했다는 것.
신 의원은 "대부분 재력가인 교포들이 이 자금 관리를 라 회장(당시 상무ㆍ전무)에게 맡겼고 라 회장은 91년 은행장 취임 후에도 비서실과 본점 영업부를 통해 이를 직접 관리했다"며 "이백순 은행장도 라 회장 비서실장 당시부터 자금관리에 간여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라 회장은 은행장 취임 후 자금관리를 위해 별도 가ㆍ차명계좌를 만들어 사용했으며 박연차 회장에게 건너간 50억원은 이 중 일부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신 의원은 "이처럼 라 회장의 차명계좌는 개인 비자금이기도 하지만 신한은행 전체의 차명계좌 문제로도 볼 수 있다"며 "금감원이 이를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종창 금감원장은 이에 대해 "차명계좌 건은 금융실명법에 따라 검사에 제약이 있지만 가능한 범위 안에서 조사해 보겠다"고 답했다.
김 원장은 또 라 회장이 출국해 국정감사증인으로 불출석한 것과 관련, "(신한 측에) 유감의 뜻을 표명했고, 본인에게도 전달됐을 것"이라며 "가급적이면 (국회에) 나와서 떳떳하게 증언하라는 말도 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