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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03월 6일 06:00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자산운용업계가 고물가, 고금리 등으로 어려운 경영 환경에 처해 있다. 증시 부진에 따른 자금 유출 등으로 운용자금이 줄고 이익도 전반적으로 감소했다. 올해도 녹록지 않은 시장 환경이 지속될 것이란 전망 속에 운용사들은 생존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에 <IB토마토>는 운용사들의 주요 현안과제를 살펴봤다.(편집자 주)
[IB토마토 은주성 기자] KB자산운용이 대체투자부문에서 두각을 드러내면서 빠르게 덩치를 키우고 있다. KB자산운용은 운용자산(AUM) 기준 업계 3위에 올라 있는데 2030년까지 업계 1위 자산운용사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고 있는 ETF(상장지수펀드) 시장 공략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만큼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양강구도를 깨뜨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전날 기준 KB자산운용의 AUM(순자산+평가액 기준)은 130조1459억원이다. 삼성자산운용(288조6756억원)과 미래에셋자산운용(157조5018억원)에 이은 업계 3위다.
KB금융그룹 본사. (사진=KB금융그룹)
KB자산운용은 2020년까지 AUM 기준 업계 4위에 머물렀지만 2021년 푸르덴셜생명으로부터 약 18조원의 자산을 이관받으면서 한화자산운용을 제치고 3위에 올랐다. 이어 2022년에는 약 기존 38조원 수준이던 미래에셋자산운용과의 격차를 20조원 수준으로 줄였다. 지난해에는 창립 34주년을 맞아 업계 3위인 위상을 2024년 2위, 2030년에는 1위로 끌어올린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실적도 준수하다. KB자산운용의 별도기준 순이익은 2016년 588억원에서 2017년 522억원, 2018년 403억원으로 감소세를 보였다. 이후 2019년 455억원으로 반등에 성공했고 2020년 551억원, 2021년 779억원으로 상승세를 이어갔다. 2021년 순이익 규모는 삼성자산운용(739억원)을 앞서면서 주목을 받기도 했다. 다만 2022년에는 업황둔화의 영향으로 순이익(650억원)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KB자산운용은 대체투자부문에서 성과를 내며 강세를 보이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KB자산운용의 대체투자부문 수탁고는 32조7000억원으로 운용사 중 1위다. 이는 2021년보다 무려 76% 증가한 수치다. 이현승 대표 취임 이후 해외부동산운용본부, 대체투자실 등을 연이어 신설하면서 대체투자부문에 힘을 실었는데 그 성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이 대표가 심혈을 기울이는 또 다른 사업은 ETF다. 2일 기준 KB자산운용의 ETF 순자산가치총액은 7조5408억원이다. 국내 ETF 시장에서 삼성자산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에 이은 3위 자리를 꾸준히 지켜오고 있다.
KB자산운용은 지난해 5월 기존 ETF&AI본부를 부문으로 확대하고 산하 마케팅실과 솔루션운용실을 각각 본부로 격상하면서 조직을 재정비했다. 또 주식형 ETF 보수를 업계 최저수준으로 인하하는 선제적 대응을 통해 상품 경쟁력 제고를 꾀하기도 했다.
하지만 3위 사업자에도 불구하고 시장에서의 존재감은 크지 않다. KB자산운용의 ETF 순자산가치총액은 2020년 말 3조3769억원에서 2021년 말 5조8401억원, 2022년 말 6조9654억원으로 상승했다. 반면 시장점유율은 2020년 말 6.49%, 2021년 말 7.90%, 2022년 말 8.87%로 여전히 한 자릿수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위인 미래에셋자산운용(37.66%)의 1/4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KB자산운용은 지난해 비전선포식을 통해 2025년까지 ETF 시장점유율 20%를 달성하면서 3강 구도를 만들겠다는 목표를 내보였다. 하지만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위상이 굳건한 만큼 이를 달성하기가 녹록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시장점유율 합은 2020년 말 77.29%에서 2022년 말 79.63%로 오히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KB자산운용의 ETF로 자금유입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지난해 ETF 순자산가치총액이 1조원 이상인 주요 운용사 가운데 ETF 순자산가치총액이 증가한 곳은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 KB자산운용뿐이다. ETF 시장규모가 약 5조원 늘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투자신탁운용, 키움투자자산운용, NH아문디자산운용, 한화자산운용의 ETF 순자산가치총액은 오히려 감소한 것으로 파악됐다. 양강구도가 굳건한 가운데 준수한 경쟁력을 드러내고 있는 셈이다.
KB자산운용은 올해 ETF 순자산가치총액 10조원을 달성하면서 증가세를 이어간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최저보수 전략과 더불어 채권형ETF, 대표지수ETF, 월배당형ETF, 친환경ETF 등의 상품군을 다양화해 투자자 수요에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강점을 지닌 채권형ETF 경쟁력 강화에 적극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달에는 채권형 ETF 보수를 업계 최저수준으로 인하하기도 했다.
KB자산운용 관계자는 <IB토마토>에 “KB자산운용은 채권ETF 보수를 업계 최저로 인하한데 이어 시장상황에 맞는 인컴형, 배당형 등 다양한 ETF를 지속적으로 선보이면서 ETF 시장점유율을 지속적으로 늘려나갈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은주성 기자 eu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