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 사교육비로 26조 썼다…소득 간 '사교육비 양극화'도 심화

초·중·고 학생 사교육비 총액, 전년비 10.8%↑
방과 후 학교 55% 급증…초교가 가장 많아
부모 맞벌이·자녀 1명 가구 월평균 지출 높아

입력 : 2023-03-07 오후 12:00:00
[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지난해 우리나라 초·중·고 사교육비가 26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코로나19 거리두기 해제의 영향으로 '방과후학교'에 들어간 지출은 전년보다 55% 급증했습니다.
 
특히 가구의 월평균 소득 수준에 따라 사교육비 지출 격차가 큰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7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2년 초·중·고 사교육비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초·중·고 학생의 사교육비 총액은 25조9538억원으로 전년 23조4158억원보다 10.8% 늘었습니다. 
 
사교육비를 학교급별로 보면, 초등학교가 11조9055억원으로 가장 많았습니다. 그 다음으로는 중학교 7조832억원, 고등학교 6조69651원 순이었습니다. 이는 전년과 비교해 초등학교 13.1%, 중학교 11.6%, 고등학교 6.5%씩 증가한 규모입니다. 
 
지난해 초·중·고 사교육 참여율은 78.3%로 전년보다 2.8%포인트 늘었습니다. 주당 사교육 참여 시간은 7.2시간으로 0.5시간 늘었습니다.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전체 학생의 경우 41만원, 참여 학생의 경우 52만4000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1.8%, 7.9% 증가했습니다.
 
박은영 통계청 복지통계과장은 "전체 학생 수는 감소했으나, 사교육 참여 학생 수는 증가한 것이 사교육비 총액의 증가 요인"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특히 코로나19로 2020년 크게 위축됐던 초등학교와 예체능 과목의 참여율이 2021년에 이어 2022년에도 회복세를 이어갔고 가구의 사교육 지출 금액도 전반적으로 늘어남으로써 초·중·고 사교육비 총액이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일단 사교육비가 회복된 모습이 뚜렷한데, 코로나19로 참여 유형이 다양해졌다. 기존에 학원 수강이 많았다면 인터넷 등 비대면으로 할 수 있는 방법이 늘었다. 그렇게 회복되는 모습과 더 다양화되는 모습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덧붙였습니다.
 
가구의 월평균 소득 수준에 따라 사교육비 지출과 참여율 격차가 크게 차이가 나는 등 양극화 현상도 두드러졌습니다. 
 
월평균 소득 800만원 이상의 사교육비는 64만8000원으로 전년 대비 9.2% 늘었습니다. 반대로 300만원 미만은 17만8000원으로 12.2% 증가했습니다. 800만원 이상의 사교육 참여율은 88.1%로 전년 대비 2.2%포인트 증가했습니다. 300만원 미만은 57.2%로 3.5%포인트 늘었습니다.
 
7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2년 초중고사교육비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초중고 학생의 사교육비 총액은 25조9538억원으로 전년 23조4158억원 대비 10.8% 늘었습니다. 자료는 2022년 사교육비 총액과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 (그래픽=뉴스토마토)
 
부모가 맞벌이인 가구에서 사교육비 지출과 참여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맞벌이 가구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43만2000원으로 전년 대비 11.2% 증가했습니다.
 
아버지 외벌이 가구는 12.3% 늘어난 41만원, 어머니 외벌이 가구는 15.1% 늘어난 27만원으로 집계됐습니다. 부모가 경제 활동을 하지 않는 가구는 14만6000원으로 1.8% 줄었습니다.
 
자녀 수 1명인 가구는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가 46만1000원으로 가장 높았습니다. 자녀 수 2명은 43만원, 자녀 수 3명 이상은 32만원이었습니다. 
 
성적 구간별로 보면 상위 10% 이내 학생의 사교육비는 59만원, 하위 20% 이내 학생은 32만3000원으로 2배 가까이 차이가 났습니다. 전년 대비로는 각각 10.8%, 11.2% 증가했습니다.
 
전체 학생의 지역별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서울이 59만6000원으로 가장 높았습니다. 그다음으로 중소도시 40만1000원, 광역시 39만5000원, 읍면 지역 28만2000원 순이었습니다. 
 
참여 학생의 시도별 사교육비는 서울(70만7000원), 대구(54만7000원), 경기(54만3000원) 순으로 높았고, 참여율은 서울(84.3%), 경기(82.1%), 세종(80.5%) 순으로 높았습니다.
 
지난해 방과후학교 총액은 6886억원으로 전년보다 55.3% 늘어나면서 정상화하는 양상을 보였습니다. 참여율도 36.2%로 7.3%포인트 상승했습니다. 
 
연도별 방과후학교 총액을 보면 2019년 9250억원에서 코로나19가 발생한 2020년에는 309억원으로 대폭 줄었습니다. 이후 2021년엔는 4434억원으로 늘었고, 2022년에도 6886억원으로 증가세를 이어갔습니다.
 
어학연수 총액은 376억원으로 전년 대비 205.2% 증가했고, 참여율은 0.2%로 0.1%포인트 증가했습니다.
 
박은영 과장은 "어학연수는 코로나19 이후 전체적으로 많은 부분이 줄어들었다. 어학연수가 없는 달이 상당히 있기 때문에 연간으로 집계하지 못했다. 그래서 어학연수는 총액이나 참여 비율의 부분이 아직 정상화되지 못한 수준으로 본다"고 부연했습니다.
 
7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2년 초중고사교육비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초중고 학생의 사교육비 총액은 25조9538억원으로 전년 23조4158억원 대비 10.8% 늘었습니다. 사진은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 (사진=뉴시스)
 
세종=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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