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재영 기자]정유사들이 작년 화물연대 파업을 전후해 운송비를 인상해줬던 것으로 파악됩니다. 하지만 최근 정유사들은 화물연대와 다시 마찰을 빚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8일 복수의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화물연대 파업 후 안전운임제 폐지 등 운송비 현안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SK에너지, GS칼텍스, 현대오일뱅크, 에쓰오일 등 정유사들은 지난해 화물연대 파업을 전후해 운송비를 인상해줬던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하지만 최근 화물연대 소속 탱크로리 운송기사들은 주말 배송 물량에 대해 선별적으로 거부하거나 사전 예약 배송을 요구해 정유사들과 갈등을 겪고 있습니다. 운송거리에 비해 운송비가 낮은 경우 배송을 거부하는 식입니다.
이에 일부 정유사들이 대응에 나서는 정황도 포착됩니다. 이들은 석유 대리점과 주유소 등에 주말 납입 주문을 자제해 달라고 요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주중에는 운송비를 동일하게 동결하는 새로운 가격제도도 시험운용하고 있습니다. 화물연대 측의 반발이 심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운송비 문제는 기름값 이슈로도 연결됩니다. 정부는 기름값 인하 유도를 위해 정유사와 석유대리점 등 도매가격 공개 의무화를 추진 중입니다. 관련 석유사업법 시행령 개정안이 국무조정실 규제개혁위원회 심의를 받고 있습니다. 앞서 열린 규개위 심의에서 결론에 이르지 못해 이번주 10일 회의로 이연됐습니다.
규개위 위원 중에선 도매가격 공개에 찬성하는 쪽과 반대하는 의견이 팽팽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중립 의견도 있어 한쪽이 과반수를 넘길 경우 의결됩니다. 이에 따라 정유업계 관계자들은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다고 말합니다. 운송비가 오르면 도매가격이 오를 수 있어 도매가격 공개 의무화 문제와도 얽혀 있습니다.
평균적으로 정유사 중 운송비는 에쓰오일이 높은 편입니다. 운송거리가 타 정유사에 비해 길기 때문입니다. 통상 SK에너지, GS칼텍스, 현대오일뱅크 등 정유사들은 공장과 저장소 등이 떨어진 지역에 배송할 경우 인근에 위치한 경쟁사와 주문물량 교환을 해왔습니다. 장거리 운송 시 운송비 부담을 줄이기 위한 조치입니다. 이 때문에 실제 주유소 간판에 걸린 정유사 브랜드와 실제 주유하게 되는 제품 브랜드가 다를 수 있지만 이를 소비자가 인지하지 못하는 논란도 있습니다. 에쓰오일의 경우 경쟁사와 물량교환을 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