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벼 재배 면적 3만7000㏊ 감축…쌀 감산·전략작물 전환 유도

전략작물직불제 신규 도입…농가에 1121억원 지급
지자체와 감축 협약 체결 시 공공비축미 추가 배정
목표 달성 시 산지 쌀값 5% 상승…격리 비용도 절감

입력 : 2023-03-08 오후 2:37:36
 
 
[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정부가 쌀 수급과 쌀값 안정을 위해 올해 벼 재배 면적을 전년보다 3만7000헥타르(ha) 감축합니다. 특히 콩, 가루쌀 등 전략 작물을 재배하는 농가에는 직불금을 지급해 재배 면적을 줄이기로 했습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9일 이러한 내용을 포함한 '2023년 쌀 적정 생산 대책'을 발표했습니다. 관련 대책을 보면 올해 적정 벼 재배 면적은 69만㏊로 잡았습니다. 이는 지난해 72만7000㏊보다 3만7000㏊가 줄어든 목표치입니다. 
 
벼 재배 면적 감축은 올해 신규 도입하는 '전략작물직불제'를 활용한 1만6000ha 감축을 예고했습니다. 또 지자체 자체예산과 벼 재배면적 감축협약으로 1만ha, 농지은행 신규 비축농지에 타작물 재배로 2000ha를 줄입니다. 농지전용 등 기타 9000ha도 합할 경우 감축 목표면적이 이뤄집니다.
 
최근 농촌경제연구원의 분석을 보면, 정부의 목표가 달성되면 현재 추세로 쌀 생산이 이뤄질 때보다 수확기 산지 쌀값은 약 5% 상승하고 격리 비용은 약 4400억원이 절감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쌀을 콩, 하계조사료 등 다른 작물과 가공용 가루쌀로 전환해 식량 자급률 상승효과도 기대됩니다.
 
전략작물직불제는 기존 논활용직불을 확대·개편한 것으로 식량 자급률을 높이고 쌀 수급 안정을 위해 논에 전략 작물을 재배하면 직불금을 지급하는 제도입니다. 올해 지급 규모는 1121억원입니다.
 
쌀과의 소득 차를 고려해 논에 콩 또는 가루쌀을 재배하는 경우 ㏊당 100만원, 하계조사료는 430만원이 지급됩니다. 콩 또는 가루쌀을 동계 밀이나 조사료와 함께 재배하는 경우에는 ㏊당 250만원이 지급됩니다. 지난달 15일부터 읍·면·동 행정복지센터에서 농가의 신청을 받고 있으며, 오는 31일까지 신청할 수 있습니다. 
 
전략작물직불 대상 품목 이외의 작물로 전환하거나 휴경하는 때에는 공공비축미를 추가로 배정받을 수 있는 혜택을 제공합니다. 지자체와 '벼 재배 면적 감축 협약'을 맺는 농가는 올해 7~8월 이행 점검 후 수확기에 공공비축미를 추가로 배정받을 수 있습니다. 신청 기한은 5월31일까지입니다.
 
김인중 농림축산식품부 차관이 9일 '2023년 쌀 적정 생산 대책'을 발표하고 있습니다. (사진=농림축산식품부)
 
지자체와 농협경제지주도 자체적으로 논 타작물 재배 지원 사업을 추진합니다. 지자체는 지난해 100억원 규모의 지원 사업을 올해 245억원으로 확대하고, 농협경제지주는 쌀 적정 생산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지역조합을 대상으로 무이자 경영 자금 1500억원과 농기계 구매 자금 9억원을 지원합니다.
 
농식품부는 벼 이외 콩, 가루쌀, 하계조사료 등 다른 작물의 생산 확대와 함께 농가 판로 확대와 안정적 생산 기반 조성을 위한 지원 방안도 추진합니다.
 
논콩과 가루쌀 재배 농가의 판로 문제 해소를 위해 정부 공공비축을 강화합니다. 콩은 최대 6만톤까지 매입하고 논콩의 경우 농가가 희망하는 물량을 전량 정부가 매입할 계획입니다. 
 
가루쌀은 올해 전문 생산 단지 38개소를 집중적으로 육성하고 초기 산업 기반 조성을 위해 생산 단지에서 생산되는 가루쌀 전량을 정부가 매입해 식품 기업에 공급할 예정입니다.
 
김인중 농식품부 차관은 "현재 쌀 시장의 구조적인 과잉 해소와 수확기 쌀값 안정을 위해서는 일정 수준의 벼 재배 면적 조정이 불가피한 만큼 농업인, 지자체, 농협, 농진청 등과 함께 총력을 다해 대응하겠다. 쌀 농가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를 부탁한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쌀 소비는 매년 감소하는 반면에 2021년산 쌀 생산량이 전년 대비 37만5000톤 증가하면서 지난해 쌀값은 연초 20㎏에 5만889원에서 9월 말 4만393원까지 떨어졌습니다. 
 
이에 따라 정부가 45만톤 규모의 대대적인 시장 격리를 추진해 쌀값이 10월 초에는 4만6994원까지 회복됐습니다.
 
이 과정에서 농가와 미곡종합처리장(RPC)이 많은 어려움을 겪었고 시장 격리에 많은 재정이 투입됐습니다. 쌀 45만톤을 시장에서 격리하면 약 1조원의 비용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9일 전략작물직불제 도입을 포함한 '2023년 쌀 적정 생산 대책'을 발표했습니다. 사진은 광주 북구 건국동 북광주농협 우치지점에서 2022년산 공공비축 매입 검수에 앞서 쌀 포대 무게를 측정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세종=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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