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새 몸집 6배 불린 '액티브ETF'…"운용역량 키워야"

2차전지 ETF 수익률 승승장구
변동성 장세서 성패 가시적으로 드러나
상관계수 유지 규정·PDF 문제 개선 목소리도

입력 : 2023-03-10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최근 약세장에서 액티브 상장지수펀드(ETF)가 두각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지난해 이후 금리가 큰 폭으로 상승해 채권형 액티브 ETF로 자금이 유입된 데다 변동성 확대에 빠르게 대응한 운용사의 적극적인 운용 전략이 수익률 제고에 기여했다는 평입니다. 

액티브 ETF, 연초부터 순자산·수익률 늘어 
 
10일 한국거래소와 에프앤가이드 등에 따르면 올해 2월 말 기준 국내 116개 액티브 ETF 순자산 총액은 약 16조원입니다. 액티브 ETF는 규모는 한때 2조원 수준에 머물렀으나 2021년 5월 주식형 액티브 ETF 출시를 기점으로 가파르게 성장했습니다. 
 
올해 들어 액티브 ETF 가운데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ETF는 KB자산운용의 KBSTAR2차전지액티브로, 37.97%로 나타났습니다. 이 상품은 2차전지 산업의 높은 성장성을 핵심 포인트로 투자 매력도 상위 세부 업종에 선별 투자하는 국내 최초의 2차전지 액티브 ETF입니다. 지난 9일 기준으로 구성 종목을 보면 SK이노베이션(096770)의 보유 비중이 9.57%로 가장 높고 LG에너지솔루션(373220) 8.28%, 삼성SDI(006400) 8.25%, 에코프로비엠(247540) 7.66%니다.
 
자동차·플랫폼 등의 테마에 투자하는 ETF도 강세를 보이고 있는데요. ACE친환경자동차밸류체인액티브와 TIGER퓨처모빌리티액티브는 각각 34.11%, 32.3%의 수익률을 보였습니다. 이 가운데 2차전지주 에코프로비엠 주가가 올 초 이후 70% 이상 크게 오르면서 현재는 ETF내 비중이 9.34%에 달하는데요. 전 세계적으로 전기차 판매가 크게 늘고 국내 2차전지주 주가가 오르면서 ETF 수익률도 함께 올랐습니다. 이어 에셋플러스 글로벌플랫폼액티브 28.57%, KOEX K-로봇액티브 26.5%로 나타났습니다. 
 
 
올해 들어 2차전지 관련주가 크게 오르면서 관련 ETF 수익률도 높아지는 양상인데요, 시장 상황에 맞춰 투자 종목을 바꿨던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됩니다. 다만 같은 산업군이더라도 투자 종목에 따라 수익률 차이가 있어 ETF의 포트폴리오와 특징을 잘 살펴봐야 합니다. 
 
코스피를 비교지수로 사용하는 대형주 중심의 국내 주식형 액티브 ETF도 좋은 성과를 거뒀어요. 6종 가운데 4종이 최근 1년 동안 코스피 지수를 뛰어넘었는데요. 하재석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액티브 ETF는 운용역의 자율성이 있는 만큼 능력에 따라 성패가 결정된다"면서 "투자 시 최소 1년 이상 레코드를 보고 투자를 결정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습니다.

운용 능력 관건…변동성 장세에서 더욱 부각
 
액티브 ETF는 기존의 패시브형 ETF 상품과는 달리 펀드매니저의 운용 능력이 관건인데요. 강세장에서는 대부분 종목이 올라 역할이 크게 두드러지지 않았다면 변동성 장세 속에선 특히 상품 간 수익 차별화가 뚜렷해져 펀드매니저의 성패가 가시적으로 드러나죠. 연초 액티브ETF의 순자산 총액이 증가한 것은 변동성이 높은 시기인 만큼 즉각적인 대응이 가능한 액티브 포트폴리오 이점을 활용하는 게 좋겠다는 판단이 우세한 것으로 보입니다.
 
향후 인플레이션이나 침체 장기화 속에서 액티브 운용의 필요성이 더욱 부각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어요. 숙련된 액티브 펀드매니저는 포트폴리오의 위험을 줄이고 통합적인 분석이 가능하니까요. 이 때문에 액티브 ETF는 벤치마크를 추종하는 것과 더불어 운용 인력의 역량이 중요하기 때문에 패시브 ETF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운용 보수가 책정되고 있죠. 
 
다만 최근 액티브 ETF의 선전은 운용 능력의 결과라기보다는 올해 들어 2차전지 관련주들의 상승이 직접적인 영향을 미쳐 한시적일 것이라는 의견도 제기됩니다. 또, 국내 액티브 ETF는 상관계수 유지 규정과 자산구성내역(PDF)을 일간 단위로 공개해야 해 운용역의 역량을 백분 발휘하기 힘든 구조적 한계도 존재합니다.
 
김민기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은 "일간 단위의 PDF 공개는 다양한 전략을 구사하는 운용 상품의 진입을 제한하고 있어 시장 경쟁력 확보를 위해 공개요건을 완화하는 방안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상관계수 요건이 너무 지나치면 초기에 설정한 벤치마크 지수에 얽매일 수밖에 없어 펀드 매니저의 재량이 발휘되기 어렵다"고 설명했습니다. 
 
한국거래소는 액티브 ETF 시장 활성화를 위해 비교지수 추종 비중을 70% 아래로 낮추는 등 규제 완화와 함께 PDF 지연공개형 ETF나 정보를 공개하지 않는 불투명 ETF 도입 등을 고려한다고 밝힌 만큼 상품 확대에 따른 시장 성장세도 높아질 것으로 기대됩니다. 
 
한 운용사 관계자는 "시장 흐름에 유연하게 대처해 단기 성과가 아니라 얼마나 지속적으로 성과를 냈는지도 중요하다"면서 "뛰어난 운용 능력을 갖춘 펀드매니저의 보유 여부가 운용사의 경쟁력으로 직결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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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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