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운트다운' 돌입한 내수 활성화…"물가 자극 가능성…제어 급선무"

관광 이벤트·소비 쿠폰 나오나…일단 선 긋는 기재부
"물가 상승으로 구매력 감소…안정화 후 부양 정책"
전문가 "소비 쿠폰 등 대책은 물가 상승 부추길 수 있어"

입력 : 2023-03-20 오후 4:53:53
 
 
[뉴스토마토 정해훈·김유진 기자] 내수 시장 회복이 부진하다는 판단에 따라 정부가 소비 진작을 위한 대대적 부양책을 고심하고 있습니다. 관광객 유치를 위한 이벤트와 외식·숙박·여행 등의 소비 쿠폰 발행 가능성이 예측되고 있지만 주무부처인 기획재정부는 결정된 바 없다며 신중한 모습을 견지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인위적인 내수 활성화 대책이 물가 상승을 부추길 수 있다며 부정적 견해를 내비치고 있습니다.
 
20일 세종 관가에 따르면 대대적인 내수 부양책을 검토 중인 정부는 구체적인 방식과 내용의 내수 활성화 대책을 조만간 발표할 전망입니다. 내수 둔화가 전방위 고용 위축 등 경기 부진을 더욱 심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벤트, 소비쿠폰, 온누리상품권 발행 가능성과 관련해 기재부 측은 "현재 내수 활성화 방안을 검토 중이나 소비쿠폰 발행 등 구체적인 발표방식·시기 및 내용 등은 전혀 결정된 바 없다"며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9일 기자간담회에서 "민생 현장이 어려워 소비가 더 활성화돼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문제 제기가 여러 군데에서 있었고 대통령실에서도 문제의식을 함께하고 있어 작업하고 있다. 구체적 내용에 관해서는 관계 부처, 각계 이야기 수렴해 내용과 방향 확정되면 소개하겠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20일 세종 관가에 따르면 정부는 현재 내수 활성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구체적인 방식과 내용 등을 조만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사진은 인천항 내항 1부두에 정박한 독일 국적 '유로파 2호(Europa 2)'에서 내린 관광객이 대형버스로 이동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하지만 정부의 내수 활성화 방안에 대해 전문가들은 물가 안정이 우선이라고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소비 침체의 원인 중 하나가 바로 물가 상승이란 지적입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내수 감소는 경기 자체가 좋지 않은 것도 있고 물가 상승 때문에 실질적으로 구매력이 감소했다. 그리고 금리가 높아지면서 소비가 조금 더 위축되는 부분 등 3가지 요인이 동시에 작용하는 것으로 본다"고 진단했습니다.
 
그러면서 "소비쿠폰 같은 경우는 전체 국민에게 나눠주는 형태로는 오히려 물가를 자극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바람직하지 않다. 내수 활성화 대책을 시행하더라도 시장에 영향이 갈 수밖에 없다. 지금은 물가를 일단 제어하는 것 제일 급선무라고 봐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김광석 한양대 겸임교수는 "올해 상반기는 물가가 안정화됐을 때 경기 부양을 위한 정책에 집중하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물가란 숙제를 놓쳐버리고 계속 악순환에 처할 수 있기 때문에 경기 침체나 둔화를 감내하면서 물가 안정화란 숙제를 선택해야 한다고 본다"고 언급했습니다.
 
통계청이 집계한 1월 소매 판매를 보면 내구재(-0.1%), 준내구재(-5.0%), 비내구재(-1.9%) 판매가 모두 감소하면서 전월 대비 2.1% 감소했습니다. 2월 소비자심리지수(CSI)는 90.2로 전월 대비 0.5포인트 하락했습니다.
 
물가는 여전히 높은 수준입니다. 2월 소비자물가는 석유류, 농·축·수산물의 안정세 등으로 전년 동월보다 4.8% 상승했습니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도 4.8% 올랐습니다. 
 
20일 세종 관가에 따르면 정부는 현재 내수 활성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구체적인 방식과 내용 등을 조만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사진은 서울 시내 편의점에서 시민들이 도시락을 고르는 모습. (사진=뉴시스)
 
세종=정해훈·김유진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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