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승재 기자] 올해 1분기 마무리를 앞두고 국내 철강사들의 실적이 전분기 대비 빠른 회복세를 보일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지난해 하반기 제철소를 강타했던 태풍피해 복구작업을 완료하고, 노조 리스크가 해소되면서 생산과 판매의 정상화가 이뤄졌다는 설명입니다.
2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POSCO홀딩스(005490)와
현대제철(004020)의 이번 1분기 실적 추정치(시장 컨센서스)는 모두 흑자전환으로 전망됐습니다.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4254억원 적자를 낸 포스코의 이번 1분기 실적 추정치는 매출액 20조1831억원, 영업이익 7534억원으로 예상됐습니다. 지난해 4분기 영업익 2760억원 손실을 낸 현대제철도 긍정적입니다. 현대제철의 이번 1분기 실적 추정치는 매출액 6조7239억원 영업익 2527억원으로 예측됐습니다.
양사는 지난해 여름 태풍 힌남노에 따른 여파로 생산이 중단된 바 있습니다. 포스코는 같은해 9월 태풍 여파에 따른 냉천 범람으로 포항제철소가 모두 침수되는 피해를 입었으며, 현대제철도 같은달 침수피해로 포항공장 가동을 중단했습니다. 이후 포스코는 침수 135일만인 지난 1월 중순 포항제철소의 총 17개 압연공장 복구를 완료하며 제철소 정상화를 이뤘습니다. 앞서 현대제철은 한달만에 포항공장 설비 복구를 마무리 지었습니다.
이에 포스코는 생산과 판매량이 정상화됐습니다. 전분기 생산 판매량 750만톤(t)이던 포스코는 이번 1분기에 820만t으로 9.3%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박현욱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동사 실적이 전분기 대비 개선되는 배경은 태풍에 따른 침수 복구비 같은 일회성 비용이 해소됐다"며 "생산량과 판매량은 정상화되면서 수익성 개선에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포항공장 피해 외 지난해 노동조합 게릴라성 파업으로 생산량 감소피해를 본 현대제철도 1분기 임단협 마무리로 노조 리스크가 사라졌습니다. 현대제철은 지난해 실적발표 컨콜에서 "1분기에는 임단협이 종료돼 파업 리스크가 해결됐다"며 "생산 확대와 고정비 인하가 이뤄지고 재고자산평가손 부분도 해결되면서 흑자전환이 예상된다"고 전망했습니다.
포스코 관계자가 복구가 완료된 포항제철소 스테인리스 1냉연공장에서 생산되는 제품을 살피고 있다. (사진=포스코)
철광석과 원료탄(석탄), 철스크랩(고철) 등 원자재 상승에 원가 부담 우려가 있지만, 양사는 철강재 가격에 원가상승분을 반영하고 있습니다. 철광석 가격은 지난 22일 기준 t당 121.4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지난해 10월31일 기준 t당 79.5달러를 찍은 후 우상향하며 지난 1월 120달러를 넘어섰습니다. 철광석 가격이 120달러를 돌파한 것은 지난해 7월 이후 6개월 만입니다. 최근까지도 120달러대로 강세 추세가 이어지고 있는 겁니다.
이에 포스코는 지난 1월과 2월 두 차례 열연강판 가격을 t당 5만원 인상한 데 이어 이달에도 동일하게 가격을 올렸습니다. 현대제철 역시 열연 제품 판매 단가를 2월 출하분부터 t당 5만원 인상했고 이달에도 5만원 인상을 결정했습니다.
지난해 화물연대 파업으로 물류 차질이 있던 동국제강도 이번 1분기 전분기 대비 호실적이 예상됐습니다. 동국제강의 이번 1분기 실적 추정치는 매출액 1조8803억원, 영업익 1116억원으로 나타났습니다. 전분기 대비 매출액은 소폭 하락한 수치지만 영업익은 16.9% 오를 것으로 추정됐습니다.
국내 철강사, 하반기 전망 더 긍정적
또 최근 중국의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으로 중국 건설산업 회복 등 철강 수요 회복이 본격화될 경우 하반기부터는 국내 철강업계의 실적 개선폭이 1분기보다 더 커질 것으로 관측되고 있습니다.
특히 동국제강이 이번 하반기 지주사 전환이 완료되면, 신사업 투자가 확대될 것이란 의견도 나옵니다. 동국제강은 막대한 손해가 누적돼온 브라질 CSP제철소를 이달 완전히 처분했습니다. 동국제강은 CSP제철소 보유 지분 30%(8686억원)를 글로벌 철강사 아르셀로미탈에 양도했습니다.
당초 예상 양도가는 8416억원이었지만 가치 재산정에 따라 가격이 약 270억원 높은 비용에 매각했습니다. 오는 6월 지주자 전환이 차질없이 진행될 경우 신규 사업 투자금으로 유입될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이현수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수년간 수익성이 좋지 않았던 중국법인을 지난해 처분하고 가장 큰 불확실성이었던 CSP제철소 매각이 완료됨에 따라 지주회사 전환 시 신규 사업에 대한 투자는 좀 더 적극적으로 검토될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브라질 CSP제철소 전경. (사진=포스코)
이승재 기자 tmdwo3285@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