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승재 기자] 국내 주요 철강사들의 주주총회가 이번주부터 다음주까지 본격 진행되는 가운데,
POSCO홀딩스(005490)가 타 업체들 대비 이목을 끌고 있습니다.
16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포스코그룹은 오는 17일 포스코센터에서 정기 주총을 개최합니다. 상정된 안건으로는 본사 소재지 변경과 사내·외 이사 선임, 기말 배당 기준일 변경 등 입니다. 안건 중 포스코는 특히 본사 포항 이전 문제를 주총에서 결정할 예정입니다. 앞서 포스코는 지난달 20일 이사회를 통해 본점 주소지를 서울에서 경북 포항으로 이전하는 안건을 통과시켰습니다.
이에 포스코는 포항시와 지주사 소재지를 이달까지 포항으로 이전하고 미래기술연구원 본원도 포항에 두기로 합의했습니다. 하지만 포항지역 시민단체 '범시민대책위원회'(범대위)는 본사 이전과 함께 인력과 조직도 함께 와야한다는 입장을 냈습니다. 다만 몇몇 주주들이 회사 경쟁력 약화 우려로 본사 이전에 반대하고 있어 양측 입장이 팽팽하게 대립 중입니다.
또 포스코는 정기섭 포스코홀딩스 사장(전략기획총괄), 김지용 부사장(미래기술연구원장), 유병옥 부사장(친환경미래소재팀장) 등 3명의 사내 이사 선임 안건을 결정합니다. 이들이 주총에서 통과될 경우 최정우 포스코 회장의 입지가 커질 것으로 업계는 관측하고 있습니다.
40억원 출연…세무조사 의식했나
주총과 무관한 잡음도 나오고 있습니다. 포스코는 전날 일제강제동원 피해자 배상에 대한 정부의 '제3자 변제안'에 맞춰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재단)에 40억원을 출연했습니다. 포스코는 전날 "지난 6일, 정부(외교부)의 강제징용 대법원 판결 관련한 입장 발표에 따라 과거 재단에 100억원을 출연하겠다는 약정서에 근거해 남은 40억원을 정부의 발표 취지에 맞게 자발적으로 출연하기로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지난 2016년과 2017년 각각 30억원을 출연해 총 60억원을 낸 데 이어 유보됐던 40억원을 이번에 지원하겠다는 설명입니다.
이에 최 회장 퇴진 압박용이라며 논란이 제기된 세무조사를 의식한 결정 아니냐는 의혹이 나옵니다. 과거 1965년 한일청구권협정에 따른 수혜 기업은 포스코를 포함해 한국도로공사, 한국철도공사 등 16곳에 달합니다. 정부는 기부금 출연에 대해 따로 기업과 논의하거나 접촉하지 않고 있으며, 민간의 자발적 참여를 존중하겠다는 입장입니다. 그러나 포스코는 거론되는 기업 가운데 가장 먼저, 또 세무조사 직전 출연금 지원을 밝혔습니다.
포스코 전경. (사진=연합뉴스)
출연금 지원에 앞서 국세청은 포스코를 상대로 세무조사를 하겠다고 통보한 바 있습니다. 공교롭게도 착수일은 정기 주총 바로 전날로 잡혔습니다. 포스코는 약 5년마다 정기적으로 이뤄지는 정기 세무조사라며 최 회장과 관련이 없다고 단호이 해명했지만 이번 세무조사가 최 회장의 퇴진 압박용 아니냐는 논란은 끊이질 않고 있습니다.
포스코의 전임 회장들은 지난 2000년 민영화 이후 모두 임기를 채우지 못했습니다. 논란의 근거는 이들이 물러나는 과정 전후로 세무조사 시기가 겹쳤기 때문입니다. 최 회장은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18년 7월 취임했고 지난 2021년 3월 연임에 성공했습니다. 현재 내년 3월까지 임기 1년을 남겨둔 상황입니다. 따라서 과거 사례와 같이 최 회장이 정치 외풍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는 겁니다. 더구나 포스코처럼 소유분산기업인 KT의 구현모 대표가 최근 정부와 정치권 압박에 못이겨 연임 도전을 포기하기도 했습니다.
현대제철·동국제강 이번 주총, 무난할 듯
한편, 다음주 예정된
현대제철(004020)과
동국제강(001230)의 주총은 무난히 흘러갈 전망입니다. 현대제철은 오는 22일 인천 벤스트웨스턴 하버파트 호텔에서 정기 주총을 진행합니다. 상정된 안건은 배당절차 개선 사항 반영을 위한 정관 변경입니다. 그 외 2022년 재무재표 승인과 사내 이사 선임, 이사 보수한도 등의 안건이 있지만 특별한 이슈는 없습니다.
동국제강도 오는 24일 동국제강 본사에서 주총을 실시합니다. 주요 안건은 1주당 500원 현금배당과 이사 선임,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 이사 보수한도 승인 등입니다. 업계에서 가장 관심인 인적분할 문제와 장세주 회장의 사내이사 복귀 문제는 이번에 다뤄지지 않을 예정입니다.
앞서 동국제강은 지난해 말 동국홀딩스 아래 열연 사업 동국제강과 냉연 사업 동국씨엠으로 나누는 인적분할을 단행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동국제강이 인적분할되면 지난 2014년 재무건전성 악화에 따라 합쳐졌던 열연과 냉연 사업이 다시 분리됩니다.
동국제강은 오는 6월 인적분할과 장 회장이 8년 만에 복귀 안건 등을 오는 5월 임시 주총에서 다룰 예정입니다. 장 회장은 지난 2015년 횡령·배임 등 혐의로 구속돼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바 있습니다.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이 영장 실질 심사를 받기 위해 지난 2015년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 들어서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이승재 기자 tmdwo3285@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