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에 고삐'…여, 정책위 기능강화 야, 당직 개편

김기현 대표, 당선 후 정책위 역할 강조…'정부 정책에 당 주도' 방점
이재명 대표, 이르면 이번 주부터 당직 개편…곳곳에서 친명계 '사의'

입력 : 2023-03-26 오후 4:07:29
[뉴스토마토 장윤서 기자] 여야가 당내 조직을 개편·강화하면서 혁신에 고삐를 죄고 있습니다.
 
집권여당인 국민의힘은 김기현호 출범 이후 박대출 신임 정책위의장을 임명, 정책위 기능과 역할을 강화에 나섭니다. 집권여당의 성적표는 민생 정책에서 판가름 난다는 판단에 따른 것입니다. 민주당도 이르면 이번 주부터 당직을 개편하며 당내 쇄신 요구를 수용하겠다는 방침입니다. 
 
김기현 국민의힘 당 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지난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26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박 신임 의장을 중심으로 산하 정책조정위원(정조위) 기능복원에 들어갑니다. 정책위는 경제·외교·안보·사회·문화 등 분야별 정조위를 두고 각 정조위원장에게 관련 정책 챙기기를 강하게 주문, 후속 조치를 점검할 계획입니다. 
 
특히 정조위 소속 의원들이 정책을 자체 개발하거나 정부에 정책 개발을 요구하고, 민생 현안이 발생하면 민심이나 여론을 꼼꼼히 살펴 논란을 최소화하는 식으로 정조위 풀 가동에 나서도록 할 방침입니다. 
 
또 정책위의장 산하 부의장을 기존 1명에서 3~4명으로 늘리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부의장을 여러 명을 두는 것은 당 중심으로 당정협의를 이끌기 위한 취지로 보입니다. 국민의힘은 앞으로 정부의 주요 정책 발표 전 당정협의를 사실상 의무화하고 비공개 실무 당정협의회도 수시로 개최할 계획입니다. 윤석열 대통령 역시 참모들에게 정책과 관련해 정부여당의 긴밀한 소통과 당의 주도적 역할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국민의힘이 정책위 기능을 강화하려는 데는 양곡관리법, 간호법, 방송법 등 민주당의 입법 독주에 효율적으로 대응해 정국 주도권을 되찾겠다는 계산이 담긴 것으로 보입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25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광장 인근에서 열린 '대일 굴욕외교 규탄 범국민대회'에 참석해 강제동원 제3자 변제안 폐기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뉴시스)
 
민주당도 이르면 이번 주 중으로 당직 개편을 단행합니다. 임오경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브리핑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당직 개편과 관련해 “이번 주나 다음 주에 결론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달 이재명 민주당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 표결에서 이탈표가 대거 발생한 데 이어 당내 비명(비이재명)계에서 당직 쇄신 요구가 나오고 있습니다. 그러자 당내에서는 임선숙 지명직 최고위원이 사의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임 최고위원의 사의 표명에 이 대표는 고심 끝에 사퇴 의사를 수용했다고 전해집니다. 당초 임 최고위원의 사퇴는 지난 24일 울산에서 열린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공식화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현장에서는 공식 표명이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또 당 지도부 곳곳에서도 친명(친이재명)계 의원들의 사의 표명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이 대표의 측근 그룹인 ‘7인회’ 소속 문진석 전략기획위원장을 비롯해 김병욱 정책위원회 수석부의장, 김남국 미래사무부총장 등도 최근 이 대표에게 사의를 시사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또 김의겸 대변인 등 대변인단 교체도 검토 중이라는 이야기도 나옵니다.
 
당내 인적 쇄신 움직임이 일면서 당 내홍도 수습되는 모양새입니다. 관건은 조정식 사무총장의 유임 또는 교체 여부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사무총장은 내년 공천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자리인 만큼 이 대표가 당내 화합에 대한 의지를 보이기 위해서는 이 정도의 권한을 내려놓는 모습이 필요하다는 주장입니다. 
 
장윤서 기자 lan486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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