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국민 절반 이상은 헌법재판소가 검찰의 수사권을 제한하는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의 효력을 인정한 것과 관련해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책임을 지고 사퇴해야 한다"고 의견을 냈습니다.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를 청구한 한 장관이 정치적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 한다'는 민주당의 주장에 공감한 겁니다.
31일 <뉴스토마토>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미디어토마토>에 의뢰해 지난 27일부터 29일까지 사흘간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6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선거 및 사회현안 79차 정기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52.2%는 '한 장관이 책임을 지고 사퇴해야 한다'고 답했습니다. 반면 43.0%는 '정당한 문제 제기이기 때문에 사퇴할 필요가 없다'고 응답했습니다. '잘 모르겠다'며 응답을 유보한 층은 4.8%였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앞서 헌법재판소는 지난 23일 '검수완박' 법안 처리 과정의 절차적 하자를 인정하면서도 법안 자체는 유효하다고 판결을 내렸습니다. 이에 민주당은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를 청구한 한 장관의 사퇴를 거듭 요구했고 한 장관은 지난 27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헌법재판소 결과가 4대5(각하)가 아니 5대4(인용)였으면, 이 법을 밀어붙인 민주당 의원들은 다 사퇴할 생각이었냐"고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민주당 일각에선 한 장관에 대한 탄핵 주장까지 나오는 상황입니다.
'보수 지지세 강한' PK도 절반 이상 "사퇴해야"
조사 결과를 연령별로 보면 30대에서 50대까진 '한 장관이 사퇴해야 한다'는 응답이 절반을 넘으며 높게 나타났습니다. 특히 40대와 50대에선 '한 장관이 사퇴해야 한다'는 응답이 60%를 상회했습니다. 30대는 '사퇴해야 한다' 53.3% 대 '사퇴 필요 없다' 42.2%, 40대는 '사퇴해야 한다' 64.5% 대 '사퇴 필요 없다' 33.5%, 50대는 '사퇴해야 한다' 64.2% 대 '사퇴 필요 없다' 30.6%였습니다. 반면 보수 지지세가 강한 60대 이상에선 '사퇴해야 한다' 40.6% 대 '사퇴 필요 없다' 55.6%로, 절반 이상이 '한 장관의 사퇴가 필요 없다'는 데 동의했습니다. 20대는 '사퇴해야 한다' 44.7% 대 '사퇴 필요 없다' 45.8%였습니다.
지역별로도 서울과 대구·경북(TK)을 제외하고 모든 지역에서 절반 이상이 '한 장관이 사퇴해야 한다'는 데 응답했습니다. 민주당의 지지 기반인 호남에선 '한 장관이 사퇴해야 한다'는 여론이 70%에 달했습니다. 경기·인천은 '사퇴해야 한다' 53.3% 대 '사퇴 필요 없다' 43.0%, 대전·충청·세종은 '사퇴해야 한다' 54.0% 대 '사퇴 필요 없다' 42.2%, 광주·전라는 '사퇴해야 한다' 69.6% 대 '사퇴 필요 없다' 26.3%, 강원·제주는 '사퇴해야 한다' 52.8% 대 '사퇴 필요 없다' 39.5%였습니다. 특히 보수진영의 강세지역인 부산·울산·경남에서도 '사퇴해야 한다' 51.4% 대 '사퇴 필요 없다' 42.9%로, 절반 이상이 '한 장관이 사퇴해야 한다'는 데 답했습니다. 반면 보수의 심장부인 대부·경북에선 '사퇴해야 한다' 35.8% 대 '사퇴 필요 없다' 59.4%로, 한 장관이 '사퇴할 필요가 없다'는 응답이 60%에 달하며 높게 나타났습니다. 서울은 '사퇴해야 한다' 49.0% 대 '사퇴 필요 없다' 44.7%였습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지난 30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중도층도 절반 이상 "사퇴해야"…보수층 78.7% "사퇴 필요 없다"
정치성향별로 보면 민심의 풍향계로 읽히는 중도층에서도 절반 이상이 '한 장관이 사퇴해야 한다'고 답했습니다. 중도층 '사퇴해야 한다'. 53.8% 대 '사퇴 필요 없다' 37.4%였습니다. 보수층은 '사퇴해야 한다' 18.9% 대 '사퇴 필요 없다' 78.7%, 진보층은 '사퇴해야 한다' 82.4% 대 '사퇴 필요 없다' 14.8%로, 한 장관의 사퇴 여부에 대한 입장이 확연히 달랐습니다. 지지 정당별로도 국민의힘 지지층은 '사퇴해야 한다' 3.0% 대 '사퇴 필요 없다' 94.8%, 민주당 지지층은 '사퇴해야 한다' 93.4% 대 '사퇴 필요 없다' 4.1%로, 입장이 갈렸습니다.
한편 이번 조사는 ARS(RDD) 무선전화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포인트입니다. 표본조사 완료 수는 1067명이며, 응답률은 3.1%로 집계됐습니다. 올해 1월 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를 기준으로 성별·연령별·지역별 가중값을 산출했고, 셀가중을 적용했습니다. 그 밖의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또는 서치통 홈페이지(www.searchtong.com/Home)를 참조하면 됩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