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검찰의 무리수…한상혁 방통위원장 수사 '급제동'

법원, TV조선 재승인 점수 조작 의혹 구속 수사 막아
핵심의혹 증거 못찾아…내달 4일 전 '기소' 집중할 듯

입력 : 2023-03-30 오후 4:35:51
 
 
[뉴스토마토 김하늬 기자] 법원이 TV조선 재승인 점수 조작 의혹과 관련해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에 대한 구속 수사를 막았습니다. 전임 정부에서 임명된 한 위원장에 대한 퇴출 작업을 본격화하기 위한 무리수를 두려다 제동이 걸린 셈입니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이 청구한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법원이 기각했습니다. 서울북부지법 이창열 영장전담판사는 "주요 혐의에 대해 다툼의 여지가 있어 현 단계에서의 구속은 피의자의 방어권을 지나치게 제한한다"고 밝혔습니다.
 
또 "현재까지 수집된 증거자료의 정도, 수사의 경과 등에 비추어 볼 때 피의자의 자기방어권 행사 차원을 넘어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기각사유를 설명했습니다.
 
‘TV조선 재승인 심사 점수 조작 관여 의혹’을 받고 있는 한상혁(왼쪽) 방송통신위원장이 29일 오후 서울 도봉구 서울북부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사진=뉴시스)
 
법원, TV조선 재승인 점수 조작 의혹 구속 수사 막아
 
서울북부지검 형사5부(박경섭 부장)는 지난 24일 위계공무집행 방해 혐의로 한 위원장의 구속영장을 청구했습니다. 
 
검찰은 한 위원장이  재승인 심사 당시 1명의 결원 심사위원 임명 과정에서 상임위원들과 논의없이 측근을 위촉하고, 재승인 기간을 4년으로 하지 않고 3년으로 하는 등 '직권남용'을 의심하고 있습니다.
 
또 TV조선 심사 점수가 수정 또는 조작된 사실을 알면서도 이를 상임위원들에게 알리지 않고 안건을 의결했다고 보고 있으며, 검찰 수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자 허위 보도자료를 만들어 배포한 혐의도 적용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핵심의혹 증거 못찾아…4월 4일 전 '기소' 집중할 듯
 
하지만 이번에 한상혁 위원장의 구속영장이 기각되면서 수사에 급제동이 걸리게 됐습니다. 앞서 검찰은 의혹 핵심 관계자 3명을 구속기소한바 있습니다. 최종 평가점수를 조작하는데 가담한 혐의 등을 받는 방통위 양모 방송정책국장과 차모 전 운영지원과장, 당시 심사위원장인 윤모 광주대 교수 등을 모두 구속기소한 겁니다.
 
법조계에서는 검찰이 무리하게 구속영장을 발부한 것으로 보고있습니다. 이번에 영장이 기각된 가장 큰 이유는 TV조선에 불이익을 주기위해 점수를 조작했다는 한상혁 장관의 핵심의혹에 대한 증명이 빠졌기 때문입니다.
 
한 변호사는 "이번 구속영장에 한 장관이 점수 수정이나 조작을 지시했다는 증거나 진술이 담기지 않아 어려울 것으로 보였다"며 "앞으로 검찰은 영장 재청구 보다는 다음달 4일 구속기소된 관련자들의 첫 재판 전까지 한 위원장 기소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김하늬 기자 hani4879@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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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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