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 초반을 기록하는 등 두 달 연속 4%대를 이어오고 있습니다. 국제유가 하락에 따라 석유류 가격이 두 달째 하락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산유국들의 추가감산에 따른 인플레이션 자극 우려와 전기·가스·수도 등 공공요금 인상 여부로 인한 물가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채소류 값은 원가 상승의 영향으로 13.8% 급등했습니다.
4일 통계청이 발표한 '3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2020년 100 기준)는 110.56으로 지난해 3월(106.06)과 비교해 4.2% 상승했습니다.
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4월 4.8%, 5월 5.4%, 6월 6.0%를 기록한 이후 7월 6.3%로 정점을 찍은 바 있습니다. 이후 줄곤 5%대를 기록한 물가는 10개월 만인 올해 2월 4.8%, 3월 4.2%로 상승 폭 둔화를 보이고 있습니다.
김보경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물가 상승 폭 둔화는 국제 유가 하락 등에 따른 석유류 하락에 크게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습니다.
석유류는 지난해 동월 대비 14.2% 감소했습니다. 이는 2020년 11월 14.9%를 기록한 이후 최대 하락 폭입니다.
'장바구니 물가'로 불리는 생활물가지수는 전년 동월보다 4.4% 상승했습니다. 전월과 비교해서는 0.1% 올랐습니다.
가격 변동 폭이 큰 농산물이나 석유류를 제외하는 등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지수는 4.8% 상승했습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의 근원물가인 식료품·에너지제외지수는 전년보다 4.0% 올랐습니다.
4일 통계청이 발표한 '3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2020년 100 기준)는 110.56으로 지난해 3월(106.06)과 비교해 4.2% 상승했습니다. 자료는 소비자물가지수 등락률 추이와 3월 석유류·채소류 물가 등락률. (그래픽=뉴스토마토)
계절과 기상 조건에 따라 가격 변동이 큰 55개 품목으로 작성된 신선식품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7.3% 상승했습니다. 3월 상승 폭은 2월 3.6%의 2배가 넘습니다.
지출 목적별로 보면 전월 대비 음식·숙박(0.8%), 식료품·비주류음료(0.4%), 교육(0.6%), 기타 상품·서비스(0.4%), 의류·신발(0.3%), 오락·문화(0.2%), 주류·담배(0.1%)는 상승했습니다. 통신, 보건, 가정용품·가사 서비스는 변동이 없었고 교통(-0.4%), 주택·수도·전기·연료(-0.3%)는 하락했습니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주택·수도·전기·연료(7.1%), 식료품·비주류음료(6.4%), 음식·숙박(7.4%), 기타 상품·서비스(7.4%), 가정용품·가사 서비스(6.7%), 의류·신발(6.1%), 오락·문화(3.9%), 보건(1.9%), 교육(2.2%), 통신(1.2%), 주류·담배(1.0%)가 올랐습니다. 교통(-5.2%)은 내렸습니다.
특히 농축수산물은 3.0% 올랐습니다. 농산물은 4.7% 상승했습니다. 축산물과 수산물은 각각 1.5% 내렸고 7.3% 올랐습니다. 신선채소는 13.9% 급등하면서 신선식품지수가 전년 동기 대비 7.3% 상승했습니다. 채소류 값은 원가 상승의 영향으로 13.8% 올랐습니다.
김보경 심의관은 "기상 상황이나 작황 요인이 있고 최근 시설채소는 난방비 등 여러 가지 원가 상승 요인이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전기·가스·수도는 전년 동월 대비 28.4% 올라 2월 상승 폭과 같았습니다. 구체적으로 전기료는 29.5%, 도시가스는 36.2%, 지역난방비는 34.0% 상승했습니다.
김 심의관은 "전반적으로 지난해 하반기부터 소비자물가 상승 흐름이 둔화하고 지난해 상반기 많이 상승한 기저효과를 고려하면 하반기로 갈수록 안정화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며 "다만 공공요금 인상 요인과 석유류를 비롯한 국제 원자재 가격, 서비스 부문의 오름세가 아직 높은 수준을 유지해 불확실한 요인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4일 통계청이 발표한 '3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2020년 100 기준)는 110.56으로 지난해 3월(106.06)과 비교해 4.2% 상승했습니다. 사진은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 양파가 진열된 모습. (사진=뉴시스)
세종=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