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유진 기자] "금융 불안의 불씨가 잠재된 상황이기 때문에 정부는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경기 및 시장 안정을 위해서 면밀히 모니터링할 것이다."
14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총회 참석차 미국을 방문 중인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3일(현지시간) 워싱턴 DC의 IMF 빌딩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여전히 경기 흐름에 대한 불확실성이 굉장히 크다"며 이 같이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국가별 금년도 경기 흐름에 대한 양상은 조금씩 차이가 있으나 전반적으로는 쉽지 않은 해라는 것에 대체로 인식을 같이 하고 있다"며 "우리의 경우 지난해 4분기부터 올 상반기까지 굉장히 어려운 국면이 될 것이라고 말씀 드렸는데 상반기를 지나면서 하반기에는 좀 더 나은 경기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반도체 지원법 등에 따른 우리나라 기업의 불확실성 해소와 관련해서는 미국과 다양한 채널을 통해 소통해왔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상용차나 배터리 가이던스(지침) 등에서 우리가 우려했부분이 상당히 완화됐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아직 여전히 불확실한 요소들이 있기 때문에 이 부분에 관해서는 관계부처와 업계의 우려 사항을 계속 (미측에) 전달하고 있다"고 부연했습니다.
추 부총리는 12~13일 이틀간 미국 워싱턴D.C.에서 WB개발위원회 등 주요 회의에 참석해 주요국과의 협력 등을 논의했습니다.
12일에는 WB개발위원회 회의에 참석했습니다. 그는 "최근 기후변화, 팬데믹 등 국경을 넘나들며 개도국의 생존을 위협하는 세계적 위기요인에 대응하기 위해 국제개발협력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며 "특히 세계은행이 빈곤감축과 공동번영, 개도국의 회복력 제고 등을 위해 국제사회의 대응능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제안했습니다.
12~13 이틀간 열린 '제2차 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에 참석한 자리에서는 "지난해 국내 단기자금시장 불안 과정에서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한국은행 등 관계기관간 원활한 소통을 통해 신속한 조치를 수행한 것처럼 금융 불안 시 정책 당국간 긴밀한 공조가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중장기적으로 규제혁신과 노동시장 개혁 등을 통해 성장엔진을 강화하고 시장의 자율복원력을 회복하는데 중점을 둬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저금리 기간 누적된 금융시스템의 취약요인을 점검해나가는 동시에 글로벌금융안전망 강화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국제통화기금(IMF) 대출여력을 충분한 수준으로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추 부총리는 "저소득국에 대한 신속한 채무재조정과 다자개발은행(MDB)에 대한 충분하고 근본적인 재원 확충 등 취약국에 대한 지원능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G20 재무장관회의 및 IMF/WB 춘계회의 참석차 미국 워싱턴D.C.를 방문중인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이 4월 13일(현지시간) 국제통회기금(IMF)에서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과 면담을 하고 있습니다.(사진=기획재정부)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과의 자리에서는 한·미 양국간 공급망 협력 이슈들에 대해 의견을 나눴습니다. 추 부총리는 IRA과 반도체지원법과 관련해 "향후 실행 지침에 대해 우리 업계의 우려가 남아있다"며 이 문제들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협조를 요청했습니다.
크리스타인 린트너 독일 재무장관과의 면담에서는 "한국은 독일과 마찬가지로 제조업 기반으로 경제발전을 이루고 대외무역을 통해 성장한 국가"라며 "유사한 경제배경을 가진 독일과 경제협력을 계속해 나가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유럽연합이 추진 중인 핵심원자재법·탄소중립산업법·탄소국경조정제도 등과 관련해 역외 기업에 대한 차별이 없도록 요청했습니다.
추 부총리는 13일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 총재와 만나 3기 한-국제통화기금 기술협력 출연금에 서명식을 진행했습니다. 정부는 국제통화기금의 핵심사업 중 하나인 역량개발사업을 지원하기 위해 증액 출연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이 밖에 국제금융공사(IFC)와 녹색회복혁신기금(K-GRID) 출연약정을 체결하고 기후대응·디지털분야 협력도 확대하기로 했습니다.
김유진 기자 yu@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