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장윤서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오는 24일부터 30일까지 5박7일간 미국을 국빈 방문합니다. 대통령실은 이번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한미 양국의 전략적 동맹의 내용과 폭을 더욱 확장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내놓았는데요. 불법도청 의혹 등이 불거진 상황에서도 미국의 요청에 따라 우크라이나에 군사적 지원 가능성을 언급하는 등 ‘한미 동맹’만 강조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20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오는 25일(이하 현지시간) 바이든 대통령 부부와 만찬 일정으로 시작해 26일 한미 정상회담을 개최한다고 밝혔습니다. 27일에는 미 상·하원 합동 의회 연설을 진행하고 다음 날인 28일에는 현직 대통령으로 처음으로 하버드대학교를 방문해 케네디스쿨에서 첫 정책 연설에 나섭니다. 김 차장은 “그동안 축적해 온 (양국) 정상 간 신뢰와 우정을 바탕으로 이번 회담에서 글로벌 포괄적 전략동맹 내용과 폭이 더욱 확장될 것”이라며 한미동맹에 대한 기대감을 표현했습니다. 

 

하지만 외교계 안팎에선 한미 정상회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부터 나옵니다. 앞서 지난 19일 공개된 로이터통신과 인터뷰에서 윤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군사적 지원 가능성을 열어둔 발언이 나왔습니다. 그간 정부는 ‘살상 무기 지원 금지’ 원칙을 지켜왔는데, 윤 대통령이 외신 인터뷰를 통해 예열 단계를 거쳐 한미 정상회담에서 공식적으로 무기 지원을 천명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입니다. 

 

러시아는 이틀에 걸쳐 한국에 강한 경고를 보내고 있습니다. 대통령실은 러시아의 입장이 나올 때마다 받아치면서 지속적으로 신경전을 펼치는 모양새입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전날 밤 윤 대통령의 발언이 알려지자 “한국의 무기 공급 시작은 특정 단계의 전쟁 개입을 간접적으로 뜻한다”고 강하게 경고했습니다. 이에 대통령실이 즉각 “가정적 상황에 코멘트하지 않겠다”면서도 “인터뷰 내용을 정확하게 읽어보시길 권한다”고 맞받았습니다. 그러자 다시 러시아 외무부는 이날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공급은 적대적인 반러시아 행위로 간주하겠다”고 보다 날선 경고를 보냈습니다. 

 

윤 대통령의 발언을 기점으로 한러 관계가 최악으로 치달으면서 한반도 정세가 더욱 불안정해졌다는 비판도 나옵니다. 실제 페스코프 대변인은 전날 “한국 국민들이 북한의 러시아 무기를 보면 뭐라고 말할지 궁금하다”고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게다가 윤 대통령은 로이터 통신과 인터뷰에서 중국과 대만의 양안 갈등을 언급, "무력으로 현상을 바꾸려는 시도 때문에 생긴 것”이라며 “절대 반대한다”고 했습니다. 그러자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윤 대통령의 로이터 통신 인터뷰 내용에 대해 "타인의 말참견을 허용하지 않는다"고 맞받아쳤습니다.

 

장윤서 기자 lan486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