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국한 송영길, 또 '돈봉투' 모르쇠

"모르는 상황 많아"…"검찰, 오늘이라도 소환하면 응하겠다"
"절대 회피하지 않고 도망가지 않아"…속 시원한 해명 없어

입력 : 2023-04-24 오후 4:56:46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가 24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을 통해 귀국해 출국장을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인천=윤혜원 기자]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가 당 안팎의 잇따른 요청 끝에 24일 귀국했습니다. 하지만 조기 귀국의 도화선이 됐던 2021년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에 대해서는 여전히 모르쇠로 일관하며 최근 논란을 가라앉히지 못했습니다.
 
"모르는 상황 많다"3분 만에 자리 뜬 송영길
 
프랑스 파리에서 귀국한 송 전 대표는 이날 오후 3시46분경 인천국제공항 입국장에서 기자들을 만나 "서민 경제가 어렵고 국가가 어려운 상황에서 민주당이 해야 할 일이 많은데, 국민 여러분과 당원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려 대단히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고개를 숙였습니다. '돈봉투 의혹을 모른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송 전 대표는 "파리 기자회견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이제 도착했으니 상황을 좀 파악하겠다"며 "제가 모르는 상황들이 많다"고 답했습니다.
 
송 전 대표는 "모든 책임을 제가 지겠다고 말씀드린 것처럼 저로 인해 발생한 일이기 때문에 책임 있게 문제를 해결하는 데 앞장서겠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돈봉투 의혹과 관련한 검찰 조사에 대해 "검찰은 (송 전 대표의) 주위 사람들을 불러 그러기보다는, 오늘이라도 저를 소환하면 적극 응하겠다는 말씀을 드리겠다"고 주문했습니다.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가 24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을 통해 귀국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송 전 대표는 '구체적으로 (검찰 조사 관련해) 어떤 준비를 하고 있느냐'고 묻자 "그것은 검찰에 달려있다"고 말을 아꼈습니다. 그는 "저 송영길은 어떤 일을 당하더라도 절대 회피하지 않고 도망가지 않는다"며 "귀국한 이유도 마치 제가 도피해서 파리에 있는 것처럼 오해하시는 분들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출국할 때 아무 문제 없이 (파리에 소재한) 학교와 공식 계약을 하고 갔던 것"이라며 "오해하시는 분들이 있을까 봐 귀국하게 됐다"고 부연했습니다. 이후 송 전 대표는 '검찰 수사를 야당 탄압으로 보나', '민주당에서 정계 은퇴 얘기가 나오는데 이에 대한 입장은 무엇인가', '민주당에 돈봉투 의혹과 관련한 적극적인 대응을 주문했는데 어떤 부분에 대해서냐' 등의 질문에 대해 답하지 않고 마이크 앞에 선지 약 3분 만에 자리를 떴습니다.
 
두 쪽으로 갈라진 지지층'이재명 체제' 최대 분수령
 
송 전 대표가 입국하는 인천국제공항 출구 인근에는 취재진과 유튜버, 송 전 대표의 지지자 등 300여명의 인파가 모여들었습니다. 지지자들은 '믿는다! 송영길!' '송당후사! 송영길!'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든 채 송 전 대표가 모습을 드러내자마자 큰 소리로 이름을 연호하고 "파이팅!" 등을 외쳤습니다. 이와 반대로 '인천시민께 사과하십시오!'라는 글귀가 적힌 피켓과 "송영길 고개 숙여!"라는 비판 섞인 외침도 나왔습니다.
 
지난달 20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서 직원들이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앞서 송 전 대표는 지난 22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기자회견을 열었을 때도 속 시원한 해명을 내놓지 않았습니다. 특히 당시 그가 돈봉투 살포를 인지한 것으로 추측할 수 있는 녹취록이 추가 공개된 부분에 대해서도 말을 아끼며 논란을 키웠습니다.
 
녹취록에서 이정근 전 사무부총장은 또 다른 '전달책' 강래구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에게 "송영길 대표가 '(강)래구가 돈 많이 썼냐'고 (나에게) 묻더라"라고 말합니다. 처음에 이번 의혹을 '돈봉투 전달책'으로 의심받는 이 전 사무부총장의 '개인적 일탈'로 규정했던 송 전 대표의 해명과 다른 정황입니다.
 
송 전 대표는 당시 이와 관련해 "모든 사안에 대해 구체적 논박을 여기서 벌이면 논란이 되기 때문에 돌아가서 하나하나 설명드리겠다"고만 말했습니다.
 
김광연 기자·인천=윤혜원 기자 fun35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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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