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일명 ‘MZ노조’라 불리는 서울교통공사 올바른노조를 이끌고 있는 송시영 위원장은 '주 69시간제'로 불리는 근로시간 개편에 아쉬움을 나타냈습니다. 다만 기존 노조에 회계 투명성을 요구한 것은 “비정상의 정상화”라며 긍정 평가했습니다.

 

송 위원장은 노동절을 앞두고 <뉴스토마토>와 가진 인터뷰에서 “노동시장에서의 비정상의 정상화를 노동개혁이라고 생각한다”며 “윤석열정부가 노조에 회계 투명성을 요구한 것은 당연히 긍정적인 입장”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왜냐하면 여태까지 노동조합에 있어 회계의 투명성은 많은 조합원들과 직원들이 요구를 했던 부분”이라며 “노동자 단체는 회계 관련해서 운영비 자체가 조합원 임금의 일부이기 때문에 누구보다 깨끗해야 되며, 임금과 복지를 증진시켜야 되는 노동조합이 회계를 더럽게 사용한다는 거는 노동조합으로 불릴 자격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윤석열정부는 ‘노조 회계 투명성 강화’를 내세우며 양대노총과 소속 노조에 회계 서류 비치·보존 여부에 대한 현장조사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송 위원장은 불법 채용, 불법 파업과 같은 관행을 바로잡기 위한 정부의 노동개혁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습니다.

 

송 위원장은 “부정 채용이라든가 폭력적이고 합리적이지 않은 불법 파업 같이 노사 관행적으로 이루어지는 여러 불법적인 관행을 잡는 거는 당연한 것”이라며 “기존 노조가 그동안 너무 정파적인 정치적인 이념에 따라서 조합 활동을 했는데 당연히 없어져야 된다고 생각을 하고 국민들도 선택을 해야 된다”라고 말했습니다.

 

 

다만, 주 69시간제로 불리는 근로시간 제도 개편안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나타냈습니다.

 

송 위원장은 “저희가 주 69시간 연장 근로에 대한 유연화를 두고 정부하고 부딪혔다”며 “저희는 사실 큰 타격은 없지만, 저희같은 1차 노동시장에서 일하지 않는 중소·영세기업의 근로자들의 말을 더 들어보는 게 맞지 않았나 아쉽다”고 토로했습니다.

 

또 “과정이나 순서가 잘못됐다”며 “저희 같은 대기업이나 공기업은 연장근로에 대한 유연화를 만약에 하더라도 커다란 타격이 없지만, 진짜 노조가 없는 사업장 그리고 포괄임금제로 악용받는 n차 사업장에 있는 분들하고 더 소통을 강화했어야 되는 거 아닌가”라고 덧붙였습니다.

 

 

국내 노조 조직률은 여전히 10% 초반대에 그칩니다. 양대노총 체제가 굳건한 가운데 송 위원장이 부의장을 맡고 있는 ‘새로고침 노동자협의회’는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하고 나섰습니다.

 

송 위원장은 “사측 대표가 있듯이 노동자 대표가 있어야 하고, 균형을 이뤄 서로 상생하고 대타협하는 게 바람직한 노동시장이지 지금처럼 어느 한쪽이 독식하는 거는 바람직하지 않다”며 “노조 조직률은 계속 높아져야 한다. 다만, 정치나 사상이 아닌 진짜 직원들을 위한 노조 본질을 잘 지키는 노조가 많아졌으면 한다”고 피력했습니다.

 

아울러 “노측이든 사측이든 서로 상생하고 서로 균형이 이루어지는 노동 정책이 많아졌으면 하고, 정파적인 이념으로 갈려 있는 노동조합이 아닌 진짜 본질에 맞춰 활동하는 노동조합이나 노동자 단체의 말을 더 들어줬으면 한다”라며 “저희는 직원들이 안전한 환경에서 열심히 일해 좋은 임금과 좋은 대우를 받는 것에만 관심있다”고 바램을 내비쳤습니다.

 

올바른노조는 공사 일반직 전환에 반발해 2021년 8월 출범했습니다. 기존 기득권의 폐단을 MZ세대들이 대항하는 것과 같이 양대노총의 폐단을 비판하고 대안을 제시하며 ‘MZ노조’로도 불립니다.

 

송 위원장은 “사실 MZ세대의 노조라고 알려져 있지만 MZ세대를 스스로 대표한다고 하지 않았다”며 “정부가 띄워주고 동조하는 구도를 부정하며, 지금 정부가 보수 정권이지만 진보 정권이었어도 저희는 나섰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올바른노조의 성장세는 무섭습니다. 어느덧 노조원이 2000명이나 됩니다. 얼마 전엔 공사 내 영업본부 근로자 대표 선출결과 양대노총 단일후보를 누르고 올바른노조 소속 후보가 당선되는 이변을 연출하기도 했습니다.

 

송 위원장은 “공사 내 과반노조를 차지하려면 7500명 이상이 돼야 하는데 빨리 조합원을 모아 3년 안에 제1노조가 돼서 직원만을 위한 조합 활동을 하고 싶습니다”라고 포부를 밝혔습니다.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